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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칼럼/스타1

김택용의 자기완성

"김택용의 테란전은 맵이 복잡하고 유닛의 기동이 요구될수록 강력해지는 경향이 있고 성향상 앞으론 셔틀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거나 캐리어나 아비터 타이밍을 앞당겨서 김택용 특유의 유격전 운영을 활용하는데 주력하며 테란전을 보완하지 않을까 싶다."

-IEF2007 결승으로 살펴본 김택용과 PvsZ 중에서-


"로키는 기본적으로 토스에게 좋았고 김택용식의 병력운용을 테란전에서 소화하기에 최적화된 맵인 느낌이 있다. 오늘의 승리로 그의 테란전 스타일이 완성되었다 말하지 않은건 그런 탓이고 그럼에도 그의 스타일이 테란전에서도 완성된다면 어떤 선수가 될지 지켜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고 평하는게 맞을듯 하다."

-07'09'13 MSL 32강 김택용 테란전 리뷰 중에서-


[재능 혹은 결]


김택용의 테란전이 늘 실제보다 과소평가 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승률이 나빠서?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준 적이 없어서? 63.2%의 준수한 승률에 지상군으로 테란을 찍어눌렀던 많은 경기들을 봐선 그렇다고 말하긴 어렵다. 본좌에 올랐던, 혹은 한 종족에 대해 스페셜리스트의 칭호를 받았던 선수들에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유리할때 찍어누르는것은 물론 불리한 상황도 역전해 내는 방법론이 있다는것이고 이는 각각 악셀레이터(가속장치)와 브레이크(안정장치)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두가지는 모두 선수 고유의 '결' 재능이 형상을 가지고 다듬어 완성되는 독특한 스타일에서 비롯된다. 최연성의 맵 장악 감각과 위치선정은 그가 테란전에서도 저그전에서도 그리고 토스전에서도 승기를 굳힐때나 위기를 벗어날 때나 한결같이 빛을 발했고 그에게 경이로운 승률과 함께 본좌로 군림케한 원동력이었으며 동시에 기어가 무력화 되면서 테테전과 테저전에서 몰락하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마재윤의 복잡한 전장을 직관적으로 꿰뚫며 순간적으로 덫을 놓고 낚아채는 감각 역시 캐저질 캐테란 맵이 깔린 신한3차에서 그에게 물위를 걷는 기적과 함께 토스를 압살한 발판이라고 난 생각한다. 


'압도적으로 이기지만 무력하게 패배하기도 한다.' 김택용의 테란전에서 사람들이 받는 나약한 인상은 이것때문이었다. 김택용의 테란전엔 플토전이나 저그전과 같은 여유가 없다. 경기의 유불리를 결정짓는 일차요인은 초반의 포석 '빌딩'에 의해 결정되는데, 아무리 수싸움 감각이 뛰어나도 백이면 백 다 이기는 것은 무리고 포석을 유리하게 진행한다 해도 상대의 기가막힌 플레이나 자신의 실수 혹은 구리디 구린 맵에 의해 전황은 얼마든지 한순간 기울 수 있다. 이때 빛을 발하는게 바로 '브레이크'고 우리는 이런 행위의 연속 속에서 선수의 경기력을 본다. 그리고 이 능력이 70%를 넘어서는 고승률을 보장함은 물론이다.


그렇다면 김택용의 악셀레이터와 브레이크는 뭘까? 김택용의 결은 어떤 형상을 띄고 있을까?

악셀레이터의 경우는 금방 견적이 나온다. 최강의 피지컬, 견제후가 아닌 견제중에 빠르게 폭팔하는 물량이 김택용의 가속기어다. 마재윤을 울렸던 커세어의 오버로드 몰이와 하이테크 유닛(주로 다크로 대표되는)의 앙상블, 테크니컬한 시선분산->우회타격 후에 빠르게 터지는 물량한방, 질럿찌르기와 다크드랍으로 테란을 흔든후 조합-병력 우위 확인 후 어택땅 물량으로 찍어누르는 테란전, 토스전 역시 곰티비 MSL 1차까지 플플전 최강승률을 보유했던 강민을 이런 시선분산->우회타격->물량한방으로 3:0 완승을 거둔 멋진 사례가 있으니까. 화면을 초고속으로 전환하며 견제-생산-멀티-전투를 거의 동시에 소화하는 김택용에겐 현 시대의 게이머들은 한번 휘둘리면 거의 무조건 진다. 김택용이 듣보잡 물량 프로토스에서 한순간에 혁명가로 격상한 곰티비 1차 MSL은 자신의 피지컬빨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테크니컬한 방식에 대한 이해로 가능한 것이었고 MSL의 해설자들은 이런 김택용을 보고 강민보다 더 강민스럽다며 "이 정도의 선수였나?"란 말로 그의 성장을 놀라워 했다.(슬프게도, 이런 머리와 손의 조화, 상대적으로 적이 약하고 자신이 강한 순간을 만들어 내는 기민한 스텝과 빠르게 이어지는 강펀치를 소화할 수 있는 '속도' 라는 연결고리가 이전까지의 프로토스에겐 없었고 심지어 강펀치와 스텝은 강민에게 그리고 박정석에게 각각 허락되지 않은 재능들이었다.)


브레이크의 경우는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더욱 흥미롭다. 플플전은 모두가 알다시피 물량싸움이다. 중앙교전에서 대패하면 거의 역전이 불가능한 종족전이 플플전이고 덕분에 플플전은 토스의 기본기와 잠재력을 측정하는 좋은 사례가 된다. 그리고 김택용은 물량이 부족하거나 중앙에서 대패한 경우에도 놀라운 역전승을 자주 보여주는 유일한 프로토스이기도 하다. vs도재욱(in 신 백두대간) vs안기효(팔진도) vs오영종(in 신백두대간) vs송병구(in 파이선,로키) 대전들이 특히 인상적인데 '괴수' 도재욱의 경우 특유의 미묘한 질드라 폭발로 한순간 거진 2배 물량차로 밀어붙였음에도 김택용은 그걸 다 막고 이겼다... 대체 어떻게?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건 IEF 2007결승(vs 마재윤) 리뷰 1경기에서 설명했던 모택동식 유격전술과 기동전, 불리한 상황에서 후퇴하며 지형을 사용해 갉아먹는 소모전을 끊임없이 반복하거나 병력을 맵에서 우회시키며 포위섬멸 혹은 멀티를 찌르는 기술인데 사실 비밀이 하나 더 있다. 탄력적이고 지구력 있는 물량운용. 김택용은 데뷔시에 어마어마한 물량만으로 특정지어졌던 선수다. 초기엔 거의 박지호 스타일이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현기증 나는 게이트 물량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게이트를 8~9개를 넘어서 폭발적으로 늘리는걸 자제했다. (물론 박지호는 지금도 틈만나면 늘린다.) 다만 테란전에서만큼은 얼마전까지도 폭주게이트와 어택땅을 많이 애용했을뿐. 토스의 게이트 수는 앞마당을 돌린다는 가정하에 8~9개가 한계선인데 교전중에는 게이트를 더 늘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남으니까. 그러나 김택용은 그때 넥서스를 늘린다. 그리고 넥서스가 많아져도 게이트는 늘리지 않는다. 테란전에서 특히 그런 경향이 심한데 토스유저들은 멀티 수가 벌어지면 무조건 게이트를 한도 끝도 없이 늘리려 한다.(전설의 40게잇?) 간지 때문이기도 하고 테란의 한방을 충원력으로 감당히기 위해서기도 하며 아까 얘기했던 대로 돈이 남아서이기도 하다. 그러면 김택용도 돈이 남을까? 아니 안남는다. 그 자원은 전부 꾸준한 포지 업글과 하이테크 건물과  넥서스! 그리고 상대와의 끊임없는 소모전으로 다 소모된다. 중규모 물량의 끊임없는 순환과 맵에서 지형을 넘나드는 유격&기동전 그리고 최종적으론 질과 지구력으로 압도하는 방식이 김택용의 물량운용을 특징짓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피지컬을 굉장히 기교적으로 써먹고 있다고나 할까.

지구력은 설명했고, 그럼 탄력적인 물량운용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 부분은 좀 설명하기 그런데, 김택용의 물량이해가 좀 변태적이기 때문이다. 김택용은 유리할때나 불리할때나 터져주는 독특한 물량의 순발력을 가지고 있는데, 토스가 물량을 만들기 위해선 넥서스가 쉴땐 게이트도 쉬고 프로브를 뽑을땐 유닛도 뽑아야 한다. 일정선까진 같은 리듬을 타는게 좋다. (고수들은 거의 이게 습관화 되어 있다.)  그런데 김택용은 불리할땐 프로브 생산을 억제하면서 물량만을 찍는다. 이게 안좋은 이유는 당연하게도 그 담에 가난해지기 때문인데 김택용은 불리할때 상대가 밀어붙이면 후퇴하면서 지형과 컨을 이용해 병력을 궤멸시키고 프로브 생산리듬을 좁히며 부유해 지거나 아예 전투를 회피하고 숨을 고르는 상대에겐 물량을 더욱 쥐어짜서 분노의 한방으로 몰아쳐 끝내거나 서로 가난하게 만든 상태에서 다시 시작한다. 그렇다해도 병력을 급하게 쥐어짜고 곧바로 부자가되는 탄력성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특유의 다수 넥서스에서 프로브 동시 찍기로 물량을 조절하는듯 하다. 그러니까 저그가 다수 라바에서 드론만 찍거나 병력만 생산하는 방식과 유사한것이 아닐까 싶다. 토스가 테란의 타이밍 러쉬를 막는 방식이나 혹은 프로브를 조절하는 더블넥은 빌드의 영역에서 위의 방식과 유사한데, 김택용은 이걸 거의 운영의 영역에서 소화하고 있다고 보면 될듯.



즉, 김택용의 결은 맵에서 중규모 유닛의 끊임없는 기동과 특유의 탄력적이고 지구력있는 물량운용이고 그가 원하는 대로 기동을 허락하고 난전과 소모전으로 끌어들이면 어떤 불리함도 뒤집어 낼만한 역량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게 테란전에서 그가 불리한 게임을 잘  뒤집지 못하는 이유기도 했다.


테란의 방어력과 짧은 멀티 동선은 기동전을 펼치기엔 너무 부담스럽고 테란의 화력과 사거리는 유격전식 소모전을 펼치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테란이 유리하거나 비등한 상황에서 안나오고 버팅기면 김택용은 혼자 가난해지기만 할뿐이며 테란의 방어진에 물량만 믿고 꼬라박을 수도 없다.
 

이런 김택용이 테란전 스타일을 완성해 나가기 시작했다고 느낀건 철벽의 안상원(in 롱기누스2)에게 기동전을 통해 병력을 분산시키고 각개격파시키며 이겼을때 그리고 MSL 32강 vs이영호(in Loki 2) 전에서 로보틱스를 생략하고 빠른 아비터 리콜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테란을 중소규모 개싸움으로 몰고가며 승리했을 때였다. 그러나 3차 곰티비 MSL 16강 1차 경기(in 블루스톰)에서 김택용은 프로토스가 하는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테플전 타이밍 러쉬를 완성한 진영수에게 빌드에서 그리고 제 2멀티의 허용이후 눌러앉기에서 두번 꺾이며 느릿한 타이밍러쉬 진출 한번에 쓸려나갔다. 본인의 결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덕분에 최연성 전성기 테플전이 그랬든 빗자루로 쓸리듯 테란 물량에 쓸렸고 그의 과거를 안다면 웃긴 일이긴 하지만 열폭하는 택까들은 그를 테란전 힘싸움이 약한 허접 2류토스로 매도했다. 이것이 한계일까...  그리고 그날이 찾아온다.




[2007'10'20]     


진영수의 토스전이 까다로운 것은 이 친구가 가난한 일발성 타이밍이 아닌 묵직하고 부유한 최연성식 타이밍러쉬를 구사하며 미친듯이 배를 째기 때문이고 그걸 저지하지 못하는건 컨트롤과 반응속도가 초일류에다 리버나 다크를 쓸 시점엔 절대 방심하지 않고 상대의 빌드를 어떻게 해서든 확인하려 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천 수만번의 단련을 거친 컨트롤과 생산이라는 기본기를 얹고 한타이밍 잡으면 본진이 완파되던 말던 이 악물고 늘어지는 근성은 토스를 피곤하게 한다. 진검승부를 강요하는 테란이랄까. 무엇보다 빌딩싸움에 게을러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다.

모두가 두눈 뜨고 보았을테니 굵직한것만 집어보자.

<2차 경기>


파이선 12(택)-2(영수)시 최악으로 불리한, 가까운데다 테란이 벽타고 진출하는게 가능한 위치관계.
택동이의 3질럿 찌르기-> 진영수 가볍게 선방-> FD와 마인에 드라군들 피 깎임-> 엇비슷한 앞마당.

승부는 이 지점부터였다.


(1)1차전의 패배를 곱씹고 진영수를 초반부터 흔들었음에도 결국 위치운을 바탕으로 포석 우위는 진영수에게 넘어간 상태.

(2)택동이는 여기서 2질럿 1리버 셔틀과 함께 트리플을 시도한다. 셔틀은 진영수의 완벽한 예상에 막혀 유닛하나 내리지 못하고 바로 회군.

(3)그러나 이미 김택용의 머리속엔 단 하나의 생각밖에 없었음이 분명하다. 테란을 싸움으로 끌어낸다. 리버는 먹히지 않았고 근거리에서 트리플을 시도했으니 테란은 반드시 진출하려 한다고, 앞마당이 같은 상태에서 영수가 1경기처럼 눌러앉는 선택은 어렵다. 반드시 나온다. 영수는 트리플 넥서스의 프로브를 집요하게 괴롭혔는데 그럼에도 택은 개의치 않았다. "프로브는 이미 9게이트를 돌릴 만큼은 충분히 있다" 그보다 중요한것은 전장에서의 위치선정과 드라군 운신의 폭을 좁히는 마인밭을 제거하는 일이였다. 테란이 반드시 나올거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게릴라 오는 벌쳐는 프로브는 잃더라도 확실히 제거했다.


(4)5시 멀티시도하며 세번째 벌쳐 테러가 들어가고 드라군이 따라가는걸 보자마자 영수는 바로 진출하지만 그 순간만을 노렸던 택의 비상식적으로 기민한 대응과 드라-셔틀전술에 예술적으로 저지당한다. 택 9시 앞마당 멀티 시도.


(5)아직도 테란이 충분히 할만한 상황. 영수가 몰래 돌리기 시작한 5시 멀티에 옵저버가 도달하고 택동인 드라군을 5시에 남하시킨다. 확인하자마자 영수 진출, 그러나 택은 기다렸다는듯이 드라군을 다시 중앙으로 기동시키고 북쪽의 병력과 합쳐. 중앙에 나온 테란 병력과 교전. 스톰 세방이 정확히 꽂히고 질럿이 소진될 때쯤, 택은 이 전투도 예상했다는듯이 미리 찍어놨던 질럿이 달려온다. 영수는 탱크 1기를 남기고 대패한다.

(6)그리고 다시 택동이는 5시로 병력을 보내 멀티 정리 시도. 9시 본진 멀티시도 한번 막히고 2차로 보낼때 영수는 9시로 급히 진격하지만 중규모 난전에서 큰이익을 못보고 테란의 병력이 뭉쳐질 때쯤 택은 5시 회군 병력과 본진 병력 그리고 9시 병력을 합쳐 포위 섬멸. GG





2차 경기의 포인트-> 테란의 진출을 유도한다. 물량을 미리 짜둔다. 싸울곳을 미리 정하고 공간을 확보한다. 테란의 대응보다 반박자 빠르게 전투를 건다. 믿을 수 없는 전투들의 실체는 여기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찌하다보니 잘 싸운게 아니라 택동이는 다 노렸다고 봐야한다. 경기가 너무 빠르게 흘러갔기에 일반적인 테플전에 익숙한 시청자와 해설이 토스의 템포를 못따라갔을 뿐이고 아마 일반적인 토스였다면 무난하게 진영수에게 지는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3차 경기>


조디악 2시(택)- 6시(영수)



(1)택은 사업드라 페이크후 빠른 다크드랍을 써보지만 영수는 원팩더블에서 터럿을 올리며 이미 확신을 갖고 방어. 다크를 오로지 시간끄는 용도로만 쓰면서도 셔틀과 다크를 계속 움직이고 트리플까지(12시 본진) 늘리고 게이트를 폭발시키고 팩토리 타이밍을 늦춘다. 미친듯한 택의 피지컬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짓. 보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2)영수는 6시 언덕 멀티를 시도 하나 택의 드라군 난입으로 저지. 테란이 불리해지는 흐름.


(3)영수는 과감한 판단과 전진으로 4시 언덕 멀티를 먹는다. 토스의 본진 동선과 밀착하면서 토스를 찌르는 창의 형태로 구도가 잡힘. 택은 3스타 캐리어를 가면서 12시 앞마당도 먹는다. 택 섬멀티 준비


(4)택은 6시 언덕 멀티를 다시한번 저지하러 들어갔다가 급히 후퇴, 추격하는 벌-탱에 전멸할 상황이었으나 셔틀-다크와 역시 정확하게 조준된 타이밍에 충원되는 발업질럿으로 전투에서 이겨버림.


(5)잠시 소상상태 벌쳐가 왔다갔다 하고 4시 언덕멀티에 다크가 왔다 감. 택 섬멀티 소환.


(6)골럇-벌쳐-탱크 12시 진군! 택 병력궤멸! 캐리어 6기 찌찔대가 12 앞마당 본진 다 날라가고 택은 본진 병력 4시 언덕 멀티를 침.


(7)캐리어 남하 4시 멀티 정리하고 드라군+템플러 병력과 합류후 6시 입구 부근의 골리앗을 쓸고 6시 언덕으로 올라가 멀티 밀고 캐리어가 지형 활용하며 12시에서 남하한 탱크와 골리앗 정리 후 본진을 밀어 버림 GG.




3차 경기 포인트-> (4)시점에서 멀티를 압박하고 테란을 전투에 끌어들인후 예상을 깨는 구도로 교전 승리 (6) 번 시점에서 과감한 한번의 판단으로 캐리어 남하 및 드라+템플러 기동으로 테란 멀티를 두개 날리고 병력을 각개격파한 전쟁구도.


해설들은 2-3차 경기를 순간적인 본능이 빛난 경기라고 하지만 난 그렇게 보진 않는다. 김택용의 맵에서 게임의 끝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전장을 가로지는 우회기동은 안상원과 고인규의 롱기누스 전에서 그랬듯 예전부터 간간히 드러나던 것이었고 (4)번은 테란을 교전에 끌어들인 것이고 (6)~(7)번에서 병력기동은 메카닉 병력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미리 준비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섬멀티를 미리 준비한것도 그런 관점을 굳히게 한다.

당연한 얘기일테지만 파이선보다 조디악의 초반 상황이 더 좋았음에도 위기에 몰린것은 테란의 제2멀티 동선이 가깝기 때문이었고 그럼에도 김택용은 IEF2007에서 소모전을 펼칠때처럼 예전과 달리 멀티에 대한 압박을 한박자 빠른 대처로 충실히 수행했다. 이 플레이가 테란의 타이밍을 뺏은 나이스 어시스트 였다. 정말 훌용했다. 






[김택용의 테란전 완성]

김택용의 스타일상 여전히 테란전은 브레이크가 먹히기 힘든 종족전이다. 20일의 두경기가 통했던것은 최소한, 앞마당 혹은 자원 활성화에서 테란과 엇비슷한 타이밍을 가져갔기 때문이고 덕분에 두 경기 모두 테란을 날카로운 한방의 타이밍이 아닌 난전과 기동전으로 끌어들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수준급 테란과의 대결에선 빌딩싸움에 게을러선 안된다.

강민의 테란전에서 가장 신기한 부분이 있다면 희한하게도 항상 테란들은 본진에 쳐박혀 있는게 아니라 싸워주러 나와서 강민의 드라 셔틀 전술에 화려하게 싸먹히고 불리하게 끌고간다는 것이고, 사실 이건 과거의 이재훈도 마찬가지였다. 둘 모두 마인을 치워가며 전장을 미리 만들고 테란을 나올 수 밖에 없도록 유도하는게 탁월했는데 강민의 경우는 캐리어 때문에 이재훈의 경우는 테란의 멀티를 선점했기 때문이었다. 김택용의 경우 좀더 특이한 점이 있다면 병력의 움직임 자체가 테란의 진출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인듯 하고, 피지컬을 바탕으로 난전에서 이득을 취하고 맵에서 병력의 우회기동으로 포위와 각개격파-분산과 집중을 높은 수준으로 구현해낸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김택용이 테란전에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줄것이며 그리고 종종 불리한 경기를 역전하고 비등한 경기도 좀더 여유롭게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믿어도 좋다.



김택용은 자신의 테란전 스타일을 완성했다. 그리고 우리는 김택용의 경기력을 두눈으로 지켜봤다.

스타일의 완성은 자기완결과도 같다. 세간에선 자신의 뜻대로 행동해도 거스름이 없는것을 깨달음을 얻었다 말한다.

난 그것을 '본좌의 싹'이라고 부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