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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칼럼/스타1

프로토스는 무엇으로 먹고 사는가?

오랜 시간동안 최약체 소수 종족으로 리그에서 방관자로 떠돌고 화려한 몇몇의 우승자들만 남겨놓은체 단 한명의 본좌도 배출해낸 적 없이 07년도에 들어서야 종족간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종족, 과연 프로토스는 뭘로 먹고 살았을까.
 

토스 유저가 얼마나 빌드에 민감한지는 피지알 전략 게시판 빌드전략의 6~7할이 토스인것만 봐도 알수 있지.

그지프로토스라는 플토전략 연구 싸이트도 따로 있을 정도인데.


가장 큰 원인이 뭐냐하면 유닛,건물,업그레이드 시간이 가장 길고 테크가 세갈래로 찢어져서 보고 맞추거나 순간적인 대응하기가 좀 어렵거든. 덕분에 상황에 대한 최적화나 노림수가 많이 발달했어. 빌드가 밀리면 허무하게 패배하는 상황도 이런 흐름을 부추겼고.


결국 토스에겐 전략이란 부분이(나머지 하난 물량) 굉장히 크게 부각되는데 토스의 빌드-전략이란 보고 뒤늦게 짜는게 아니라 미리 읽어야 속도가 맞게 되. 그래서 사람들이 언젠가부터 토스에겐 빌드빨을 받는다 말하지 않고 전략성이 뛰어나다 말하게 된게 아닐까 싶다. 토스의 느릿한 진행은 테란이나 저그가 전략을 걸때완 달리 보면 전략적이란 느낌이 아주 확 와닿지.

갈래테크의 유일한 장점인, 토스 하이테크 유닛은 소수라도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점 또한 그런면을 부각시키는 요소중 하나라 할 수 있어.


해서 토스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려면 전략적인 재능이 많이 필요해지지.
내가 신인 토스를 볼때 가장 눈여겨 보는 부분의 하나가 바로 상대의 전략을 미리 읽어내는 능력이야.
이 부분에서 가장 가장 내 눈을 끌었던 신인 토스는 영종이였고,
두번의 가을에서 처음엔 우승 두번짼 준우승으로 커리어를 쌓더라.
개인리그에서도 그렇고 프로리그에서도 그렇고 영종이가 팍!하고 기세를 보여줄땐
정교하게 짜여진 빌드와 판짜기가 상대에게 무섭도록 치밀하게 맞아 들어가. 다전제에서 특히 그렇지. 


개인리그에서 전통적으로 소수 정예를 제외하곤 죽쓰는 토스가 프로리그에선 득세하는 이유가 뭘까?
한놈만 잡고 하나의 맵에서 준비할 시간이 많아서 토스에게 빌드-전략적인 구상을 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지. (엔트리 공개 만쉐이~)



화력과 사거리 및 수비로 자기중심적인 타이밍이 가능한 테란과 유닛 기동력과 체제의 속도로 보고 맞추는게 가능한 저그. 이 두 종족에게 토스는 빌드가 밀리면 무력하게 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토스는 진화했다.

난 그걸 03년도 정석이가 거의 빌드싸움에서 최악의 경우만 피해가며 이득을 포기한채 피지컬로 때우면서 잘하고도 지기 시작했을 무렵, 한 사내가 듣도보도 못한 전략으로 토스가 빌드싸움에서 어떻게 이기는지를 그리고 이기면 어떻게 되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면서 느꼈어.

'아, 이제 프로토스는 힘만으론 안되겠구나.' 라고, 보다시피 그 뒤에 정상급의 토스에게 전략 소화력은 필수적인 덕목이 되었지.


물론, 유닛-건물-업그레이드의 시간차가 없는 플플전에선 아직도 힘과 물량조절이 최우선되고 여전히 선수 고유의 물량운용은 토스의 핵이야. 그러나 육중하고 느린 주먹을 빠르거나 가드가 단단한 적의 안면과 복부에 작렬시키려면 먼저 작전을 짜놓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무식한 힘의 종족이 아니라 힘과 전략의 종족이라는게 내가 보는 프로트스의 정체성이야.

종족빨? 안 받아도 된다. 프로토스에겐 머리가 있으니까. 스타는 전략시물레이션 게임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