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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칼럼/스타1

김택용vs윤용태in카르타고3 2009'06'25

일단 지저분한 초반 상황을 점프해서

김택용이 2다크+ 포지 앞마당을 가고 용태가 로보틱스 앞마당을 간 상황부터 읽어봅시다.

 


윤용태는  2질럿+7드라가 오른쪽으로 돌고 김택용의 다크2기는 왼쪽으로 엇갈려 들어갑니다.

윤용태가 김택용의 체제를 앞마당 압박 시점엔 눈치챌 수 있는 상황이라
김택용은 생각보다 큰 피해를 주지 못했고  윤용태는 1포톤+2질럿+4드라군을 당연히 깼죠.

추가로 넥서스도 깹니다.


원래는 여기서부터 일방적인 경기가 나와야 하는데


윤용태가 옵+소수병력과 함께 7시 트리플을 가고
김택용 앞마당 앞에서 두더지잡기 하면 됩니다. 김택용은 싸워서 이겨야 트리플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싸우면 서로 병력이 소모되면서 윤용태의 압승으로 끝나겟죠.


그런데 김택용이 윤용태의 마냥 순진한 트리플을 옵저버와 엇갈린 1다크로 한번 저지하고
2질럿2템 드랍과 함께 과감하게 1시 트리플을 들어갑니다.


윤용태가 왜 수세로 일관했는진 솔직히 의문이지만
1다크에 트리플이 저지당한 덕분에 내 유리함을 지키기위해 더 수세로 일관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김택용은 견제나 올인 말곤 답이 없는 상황이고 윤용태가 그걸 강하게 의식했다고 밖엔 생각이 안듭니다.
그러나 드랍출발이 앞마당 옵시야에 걸림에도 대응이 나쁜건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로서 트리플을 따라갔고 상대 프로브를 솎았으니 유불리는 완화되고 게이트 돌릴 시간을 벌면 되는 상황.
용태는 트리플이 완성된 뒤에야 옵저버로 확인하고 급히 주병력을 왼쪽길로 출격했는데

여기서 김택용의 장기가 나옵니다. 9시 언덕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용태 옵저버 잡고 소수 드라+템만 남기고 병력을 뒤로 빼두죠 용태는 하템을 앞세워서 뚫고 올려가려다
스톰만 낭비하고 되려 스톰샤워를 당하고 2차로 덮침 당하면서 병력을 한 번 물립니다.


김택용은 옵저버가 부족해서 상대 움직임은 감으로 읽어야 하는데 좀 미친 거 같습니다.
토스 주제에 선 옵저버 확인->후 병력 액션에 의지 안 하고 감으로 확확하는데도 잘 맞아떨어지는 게임 볼 때마다 무섭습니다.

이상한 녀석 이예요.


결국, 어느 정도 팽팽해진 상황에서 본진에 가까운 양 사이드 주병력이 눈치 보는 도중 김택용이 1)왼쪽 사이드 중간으로  남하하면서 2)추가 옵저버를 오른쪽길로 보내고 3)용태 본진 구석에 박아두었던 셔틀 2템으로 견제합니다.  용태는 피해를 받고 (셔틀은 배제했으니) 1시 트리플을 향해 오른쪽길로 북진. 옵저버가 확인하자마자 발업질럿 부대는 7시 멀티로 보내고 드라군+템플러 주병력은 2시로 블럭하러 갑니다.

평범한 플레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프로토스에겐 평범한 플레이가 아닙니다. 프로토스는 특성상 지상군 주병력을 뭉쳐서 다니는 습관이 들기 마련이고 특히나 플플전에선 병력 비율/조합 한타 소싸움이기 때문에 함부로 주병력 분산을 안 시킵니다. 한번 밀리면 복구 불가능이란 고정관념이 박혀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래도록 토스는 멀티테스킹과 가장 거리가 있는 종족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김택용이 병력 양/조합 부족에도 불구하고 2시 고개 입구 진입로에 아슬하게 도착해서 1)고개 넘는 병력을 또 스톰으로 병력을 갉아서 소진시키고 2)가까운 충원병력으로 버티고 3)분산타격 했던 발 빠른 발업질럿을 회군시켜 끝내 진군을 멈추게 합니다.


이뒤는 볼 필요가 없습니다. 김택용은 운영 흐름에서 우위를 잡으면 역전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게 A클래스니까요.

 

김택용은 컨트를이 그닥 정교하지 않았던 초기부터, 신백두대간 같은 2인용 고지+고지+우회로 맵에서 지형을 이용한 유격 전술로 플플전 역전을 하곤 했던 플토고(ex 김택용vs도재욱in신백두대간 07-06-16) 토스에선 최초로 주병력 분산/우회 기동을 자유자재로 즐겨 하던 선수입니다.(다만 테란전에선 효용성이 들쭉날쭉)

이번 경기에선 둘 다 리버를 배제한데다 카르타고3의 시간형 센터 덕에 장기가 더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스탯 괴물인 허느님도 주병력 반으로 나누기를 07년 초 서바이버 저플전에서 한 번 보여주기 했지만 얼마 뒤 허필패 모드 덕에 안전하고 안전한 병력 운영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결국 허필패를 벗어난 08년 중반에 들어와서야 허영무의 잠재력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늘 시나리오를 짜두죠. 김택용은 힘으로 플플전을 하지 않습니다.  
바투 OSL 8강 김택용vs도재욱 in 신추풍령/달의눈물 2연전에서 김택용의 시나리오 쓰는 플플전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제가 0.5 버전 신인시절엔 박지호 운영을 가볍게 카피하는 남다른 피지컬에 흥미를 가지다가 3.3 혁명 이후의 1.0 버전 김택용이 토스의 미래를 여는 키가 될 거라 본 이유가 저기에 있었습니다.




플플전에서 불리를 타개하기 위해 필요한 견제능력+멀티테스킹도 볼 만한데 꾸준한 견제위협이 복선으로 깔리면서 그 수준에 따라가지 못하면 진행을 단순화시켜 외통수를 잡는 운영이 까다롭게 되었습니다. 삼대토스 시절에 꽃이 피고 박지호/오영종을 거치면서 다소 간략화되었던 플플전이 현재 요구하는 수준은 김택용을 따라 상향되어 왔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반대로 보자면 다음 경기인 김택용vs허영무in단장의능선에서 김택용은 허영무급의 견제+멀테를 보고 맞춰가는 운영으로 완벽하게 따라가 허영무가 불계패를 선언하도록 만듭니다.


다만.. 김택용 2.0 이후 운영능력+기본기에서 타 토스를 상회하면서  단판제 빌드를 상대에게 한 수 접더라도 안전하게 가려는 게 불안요소입니다. 덕분에 고생하면서 게임하는 일이 많아 최근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는데 아발론MSL 32강 6-11일  허영무에게 한 4겟 올인도 그렇고 6-25 당일 윤용태에게 한 전진겟 얼굴러쉬도 그렇고 전략수가 안먹히면서 플플전 흐름이 그닥 안좋습니다.

세심하게 공들인 창의적인 날빌에 심리전 섞어서 느릿하게 뒤통수 치는 건 강민의 주특기고 김택용은 가위바위보 심리전 자체는 잘 걸어도 1회용 빌드엔 대개 정성이 부족합니다. 이 친구는 0.5~1.0 사이에 은근히 심시티도 날로 했고 컨도 정밀하게 안 하다가 2.0 버전에서 결국 기본기의 안정성을 높였듯이 2.5는 변칙 빌드의 세밀함을 보완하는 쪽으로 발전해나가야지 싶습니다. 

 

강민에게 치근덕 거리든지 이경민을 포획하든지 해보는 게 어떨까 싶네요.


제가 알기론 원로 강민은 오래도록 근성과 센스를 갖춘 제자를 기다려왔고
이경민은 교류를 통해 윈윈할 동료론 적합하면서 위협이 되긴 아직 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