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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칼럼/스타1

양대방송사와 SK의 죄수 딜레마

게임 이론의 죄수 딜레마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이 궁극적인 최선의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단 이론이다.



옛 러시아에서 사상범으로 의심되는 이반이 KGB에 갑자기 붙잡혀 독방에서 심문을 받게 되었다.

KGB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바른대로 부는게 좋을꺼야 니 친구 알료샤는 이미 자백했어!"



이때 둘다 심문을 잘 견디면 둘은 3년형을 선고 받는다.
그러나 한쪽이 공범이 있음을 자백하고 한쪽이 자백하지 않는다면
자백한 쪽은 1년형과 감시 자백하지 않은쪽은 반항적이라는 이유로 25년 중형을 선고 받는다.
둘다 자백하면 10년형을 받는다.


이때 이반은

알료샤가 자백할 경우의 수에 자신이 자백하면 10년과 자백하지 않으면 25년 형
알료샤가 자백하지 않을 경우의 수에 자백하면 1년과 자백하지 않으면 3년형이 기다린다.


어느므로 봐도 자신은 자백하는 것이 이익.


그리고 같은 사고과정을 거쳐 둘다 자백하고 10년의 긴 유배생활동안
시베리아 형무소에서 서로 쓴웃음을 지으며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그라텍이 1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하고도
'아마도' 중계권 사태때 약조되었을 시장참여의 기회를 완전히 잃을 뻔한 적이 있었다.


결국 삼성과 SK간의 파워게임으로 인해 벌어진 틈으로 연합을 구성해 곰티비는 어정쩡하게나마 발을 걸치게 되었으나


곰티비 개인리그는 말장난하듯 '공인'리그는 되었으나 '공식'리그는 아니게 되었고
프로리그 중계권 사업 요청은 협회에 의해 거부되었다.


또한 공인리그인 덕분에 불참을 선언한 팀도 감내하게 되었다.

곰티비 개인리그 불참 팀 명단을 보면 이해관계가 한눈에 보인다.


SK      - 현 협회회장사이며 삼성과 힘겨루기 중
온게임넷 - 방송경쟁사 시장참여 태클
엠비씨겜 - 방송경쟁사 시장참여 태클 
이스트로- 중계권 대행 업체인 IEG소속
공군-      이쪽은 군인팀 내부 사정


공군을 제외한 네 팀이 곰티비를 반기지 않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이들은 곰티비가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견제를 하는쪽이 일단 이득이기 때문.


SK의 경우, 현체제에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집단이다
트리플오버 크라운으로 통신사 1위 그룹의 1위 프로게임단이라는 이미지로 홍보효과는 볼만큼 봤으며
개인리그를 억압하고 주5일제를 굳히고 이대로 노출을 유지하면 되는 입장.
협회의 회장사 자리는 놓치기 싫은 권력이며 그에 따라 자유부인 삼성은 눈엣가시.
소원해진 양대방송사와 친목을 도모할 뒷다마 대상도 생겼으니 일단 견제하는게 이익.
"더이상 안커도 된다. 내가 차지한 꿀통에선 이미 단물을 빨고 있거덩" 이게 SK의 생각이다.

IEG역시 SK회장사 협회산하로서 뜻을 같이하는 중계권 대행업체로서 같은 노선.

양대방송사는 곰티비가 성공을 해서 커진 파이를 나눠먹든
망해서 현행체제가 유지되던 일단 견제해 곰티비의 영향력을 줄이는게 이익이다.



그외 나머지 충분치 않은 팀들은 적극적 찬성도 반대도 애매한 입장.
회장사인 SK와 등을 지긴 껄끄럽고 곰티비의 투자는 매력적이다.



물론 세 세력이 예전 프로리그 통합 때처럼 곰티비를 지원하며 공동의 파이키우기에 전력한다면
선수, 게임단 , 시청자, 방송사 모두에게 공동의 이익이 배분됨은 자명.


곰티비가 공략하는 시청자는 기존 소비자를 가로채는게 아닌 비어있는 공간을 공략해 신규유입을 늘리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 국내만이 아닌 해외송출)



어차피 스타에 대한 판권이 없는 이스포츠에 직접적인 투자-수익구조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의 실패로 인한 시장경직을 우려하는것 자체가 코메디다.

정말 이 바닥에 수치로 환산할 수 있는 경제지표가 있는가?
이 바닥에서 현재 따질 수 있는 경제가치란 시청자의 주목도 뿐이다.
서부개척시대 처럼 일단 달려서 깃발을 꽂아야 하는것이 인터넷 미디어란 신대륙이다.
그라텍 측의 100억 투자는 블리자드가 세계적 이스포츠게임을 목표로 하는 스타2와 연계되는 그 가능성을 본것이다.

더해서 단일 컨텐츠(스타)로 통일성을 가진 상태에서 늘어난 시청자 층은
만약 곰비티가 몰락해도 부작용 없이 현체제로 다시 흡수되는 성질을 가졌다.




그러나 협회는, Sk가 독재하고 양대방송사가 울며 겨자를 먹고 삼성이 꼬장을 부리며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꼬붕들은 잿밥이나 바라는 협회는, 그보다 중요한 일들이 있다.





예전 이 바닥에 협회란것이 보잘것 없었을때,
엠겜을 공인하느니, 아이티비를 공인하느니, 겜티비를 공인하니 마느니 하는 고민은 필요 없었다.


무엇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진 뻔했기 때문이다.



갈등을 조정하고 이스포츠를 키울 명분을 가진 사단법인인 협회가 오늘날 막강한 권력이 된 지금
100억을 투자하고 미개척의 활로를 모색하는 방송매체에 대한 공인은 고민을 넘어 태클의 대상이다.

무엇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진 더 뻔해졌기 때문이다.




SK의 협회와 양방송사가 견제하고 하다 안되 그라텍 측이 철수하는게 더 손해인지
삼세력이 견제하지 않고 그라텍이 투자를 더 늘리는게 손해인진 자명하다.

물론 삼세력의 입장에선 견제를 하는쪽이 언제나 이익이긴 하다.




생각해보면 스타1프로리그 기업프런트들의 모임인 협회가 자존적 갈등을 넘어선 대의적 결론을 낸다는것도 우스운 일이다.
협회(kespa)라는 밀실은 죄수딜레마 KGB의 독방을 닮아 있다.

서로를 격리시키고 의심과 불안 속에서 각자의 입장에서 본 선택만을 강화시킨다.
그곳에 야합은 있어도 화합은 없다.




밝힐 수 없는 회계비리나 싸지르고 한발 나아간 미래를 보는 투자는 거부한다.
나쁘게 말하면 공직자의 직무유기고 좋게 말하자면 포주들의 장사법 쯤 되겠다.



그러니 블리자드 고위인사의 스타 저작권 협상을 위한 방문은 문전박대해 만나지 않고
그라텍이 은근히 내비치는 스타2에 대한 비전과 야망엔 겁부터 집어먹는다.
삼성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진 정식 체육종목화 추진도 미적지근했고
스타1프로리그 외의 종목 육성엔 관심도 없으면서 기타 게임 공인비는 철저하게 뜯는다.
원대한 업적과 공약에 충실하기 보단 문제를 덮기위해 파포에 두둑히 뒷돈을 찔러 언론플레이에 주력한다.
철저한 음지지향주의이자 밝은 햇빛이 두려운 뒤주속 쥐의 포부다.



그리고 이판이 쫍아터지게 되어 서로 부대낄때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멋쩍은 웃음을 짓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