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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칼럼/스타1

07'09'13 MSL 32강 김택용 테란전 리뷰

1차전 vs이영호 in Python

-파이선 근거리 바카닉에 대한 연습이 충분히 되어 있었기에 막은것.
시작부터 탱크를 하나 잡아먹으면서 타이밍을 늦추고 전진병력을 갉아먹었으며 바카닉에 대한 중간중간의 빌딩 수정이 아주 매끄러웠다. 김택용의 초반 빌딩은 투팩을 대비한 클래시컬한 옵드라 정석빌드였고 그 당시 이 빌드로 바카닉을 잘막았던 것처럼 김택용도 잘막았다. 파이선 플테전은 확실히 옛시대 로템 PvsT로 흐름을 거스르게 하는 경향이 있는듯.




3차전 vs최연성 in BlueStorm

-TvsP에서 빌딩과 수쌈음은 아직도 최연성이 최고라는걸 증명하는 경기
가위바위보 싸움의 최강자면서 예전에 강민에게 가위바위보에서 지는 경기가 제일 싫다고 다시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고 한건 아직도 미슷헤리.


그리고


5차전 이영호 in Loki

김택용의 테란전은 늘 저평가를 받았는데, 승률은 좋았으나 자신만의 테란전 스타일이 정립이 안되서 불안정하고 초반찌르기와 피지컬로 때우는 느낌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먼저 IEF2007 결승에서 마재윤과의 1차전 경기를 보고 썻던 글을 살펴보자.


[저그전에선 과거의 토스들과 비교가 불가능할정도로 강력하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테란전에선 안정적이지 못한 이유는?
첫번째로는 테란의 방어력과 짧은 멀티 동선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테란의 화력과 사거리 때문에 김택용 특유의 유격전식 소모전이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김택용은 '시선분산 후 우회타격'이나 강력한 초반찌르기를 통해 테란을 흔들고 빠르게 늘어나는 멀티를 바탕으로 게이트와 병력을 폭발시키며 조합우위, 물량우위, 지형우위 확인하고 어택땅식 소모전을 통해 테란전을 풀어나간다. 그래서 교전이 좀 불안정하고 찌르기가 통하지 않을땐 꽤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곤 한다.  IEF 최연성 4강전 1경기에서 후퇴하며 소모전을 펼쳐보지만 최연성의 운영과 물량에 말렸던게 좋은 예. vsZ,P에선 유리할때의 가속장치나 불리할때의 안전장치가 모두 있지만 vsT에선 전자밖에 없어서 압도적으로 이기는 동시에 무력하게 패배하기도 하는 것이다. 김택용의 테란전은 맵이 복잡하고 유닛의 기동이 요구될수록 강력해지는 경향이 있고 성향상 앞으론 셔틀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거나 캐리어나 아비터 타이밍을 앞당겨서 김택용 특유의 유격전 운영을 활용하는데 주력하며 테란전을 보완하지 않을까 싶다.]


저그전이기긴 하지만 IEF 결승 1차전의 핵심은 잘드러나지 않았던 그의 장기인 지구력있고 탄력적인 물량 운용을 바탕으로한 유격전식 소모전이었다. 김택용은 불리하거나 비등한 경기에선 항상 그런식으로 경기를 해왔다. 문제는 토스전과 저그전은 되는데 테란전은 시스템상 그게 잘 안되었었던것, 어느 선수던지 고유의 스타일 혹은 성정이라 할 수  있는 '결'이 있고 결을 거스르는 방식으로 발전하는건 본좌급 선수들이라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덧븥여 삼종족을 상대로 일관된 결을 확립한 선수는 그렇지 않은 선수보다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확율이 높다. 김택용이 이번 5차전에서 보여준 놀라운 경기력은 자신의 결을 따라서 진행한 경기였기 때문이다. IEF 1차 결승의 진행 방향은 초반 엇비슷하게 멀티를 먹고 김택용이 한차례 병력 낭비를 해주고도 중규모 병력의 지형과 동선을 활용한 갉아먹기를 통해 흐름을 쟁취하고 많지 않은 게이트와 끊임없는 확장을 통한 지구력있는 물량으로 결국 상대의 다리에 힘이 풀리게 만들어 승리했고. 이번 5차전 테란전 역시 비슷한 마인드를 보여줬다.


(1)초반 가스러쉬-질럿-3다크 견제 실패후  이영호의 앞,뒷마당 2멀티 vs 김택용 앞,뒷마당 2멀티.

(2)이영호 드랍쉽 견제후 셔틀견제와 아비터에 대응한 6팩 아머리 터렛도배 후 베슬확보 vs 김택용 로보틱스 생략후 빠르게 투스타 아비터후 3포지&9시 멀티공사. 

(3)1차 뒷마당 아비터리콜(드라군 7기 마인에 폭사) 연이은 2차 본진 리콜(20초만에 정리당함)의 미미한 성과 후 이영호는 전진 타이밍을 얻음.

(4)리콜이 번 약간의 시간으로 병력을 확보 당연히 이영호는 9시 진군, 지형과 대량의 아비터를 바탕으로 진격 저지 후 병력 소모 김택용 1,5시 멀티확보 이영호 3시멀티.

(5)뒷마당 아비터 재차 드랍 커맨드 완파->이용호 12시 멀티시도 하나 3시멀티 털림-> 김택용 자원파먹은 9시 멀티 계획적 포기 6시 멀티 확보.         

(6)쓰리 아비터 본진팩토리에 리콜->12시멀티 리콜 이영호는 수습 후 3시 재차 멀티->드랍쉽을 활용하며 5-6 동선 멀티를 마비시키려 하나 아비터 리콜 수비에 의해 막히고 3시 완파.GG



테란의 방어력과 짧은 멀티동선 그리고 화력과 사거리를 부담스러워한 김택용의 스타일이 먹힌 요인은 다수의 빠른 아비터 리콜 난입을 통한 방어력과 멀티동선 무효화 함께 테란 병력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스테이시스 필드를 통해 화력과 사거리를 최소화 시키며 소중교모 개싸움에 가장 강력한 토스의 지상병력 3포지를 돌린 안배에 있었다. 또한 이영호가 빠르게 무너졌기에 끌려가지 않았지만 의도적으로 맵의 곳곳에 빠르게 멀티를 분산의 의도를 보이면서 전맵으로 전장을 확산시킨것에서도 김택용의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이 경기도 결국 폭발게잇이 아닌 중교모 게이트(9개?)에서 빠르게 충원되는 물량과 지구력을 유지시키는 끊임없는 멀티를 통해 유격전식 소모전으로 이끌어간 경기였고 초중반 9시 멀티의 선택과 포기 역시 경기 흐름의 끝을 읽고 테란을 끌어들이기 위한 통찰이었음이 분명하다. 멀티는 미친듯이 늘어갔지만 어느것 하나 막멀티가 없었다.

그러나 이런것보다 더 핵심적인 승리의 키는 그가 로보틱스를 삭제하고 경기를 펼친것이다. 관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승리를 위한 판단이었다. 그건 빠른 아비터의 확보를 위해 테크를 생략한 것이기도 하고 옵저버에 의지한 토스 특유의 묵직한 운용은 로키같은 맵에서 그런식의 진행엔 거추장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건 말이 쉽지 결코 하겠다고 마음먹은대로 되는 플레이가 아니다. 테란이 스캔 띠고 저그가 오버르드 시야 띠고 경기를 펼치면 제대로 할 유저가 몇이나 있겠는가. 더구나 그 까탈스러운 마인은? 마치 눈감고 게임하는것과 같다. 결국 김택용은 2멀티 이후 맵에서 경기가 끝날때까지의 쌍방의 진행을 머릿속에서 다 그렸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지 않고선 정찰을 배제하고도 시종일관 주도권을 잡는건 불가능한 일이다. (난 이런 눈감은듯한 경기를 펼쳤던 토스 유저 한명을 기억한다. 강민은 종종 그런류의 게임을 보여줬었고 내가 그에게 열광했던 이유였다. 비록 피지컬의 부족탓에 결국 미완성으로 끝나긴 했지만 로보틱스 삭제하고 빠른 아비터를 활용한 경기 역시 시도하고 승리하곤 했던 선수였다. 무서운건 김택용은 그런 강민보다 피지컬이 월등하면서도 통찰력 역시 위인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게 김택용과 송병구의 결정적인 차이점이기도 하다. 송병구는 자신의 시야로만 경기를 보고 눈으로 직접 확인한것만 확신하는 스탈이다. 테란전은 말할것도 없고 저그전도 옵저버로 확인하면서 경기할 때와 안할 때의 경기력 차이가 꽤 크다. 난 송병구가 보고서 맞춰하면 절대 안질 수 있다고 자부할거라 확신하다. 그의 기본기와 운영능력은 그 정도의 경지에 있고 그게 그의 장점이다. 그러나 송병구가 이런 눈감은듯한 플레이나 상대의 시야와 경기진행을 모두 읽고서 경기하는건 결코 쉽지 않을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결이다. 그리고 그건 프로토스가 시시때때 완벽한 정찰이 되는 종족은 아니기에(테란전은 상황에 따라 가능할 수도 있다) 개인리그의 복잡다양한 맵과 악랄한 선수들 그리고 늪과 같은 5전제에서의 승부에선 송병구의 제어력보다 김택용의 통찰력을 한수 위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키는 기본적으로 토스에게 좋았고 김택용식의 병력운용을 테란전에서 소화하기에 최적화된 맵인 느낌이 있다. 오늘의 승리로 그의 테란전 스타일이 완성되었다 말하지 않은건 그런 탓이고 그럼에도 그의 스타일이 테란전에서도 완성된다면 어떤 선수가 될지 지켜보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고 평하는게 맞을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