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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칼럼/스타1

박정석, 강민 그리고 송병구와 투팩

 
+경기에 대한 생각을 스타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편하게 주고받고 싶어 쓴것이라 구어체와 비속어 투의 글입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뱅구가 요새 테란전이 제일 강하다고 하더군,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의 경기를 몇몇 지켜본 나도 그 말엔 동감이야.
FD든 뭐든 빠른 멀티를 위주로 빌드를 짜는 테란은 결코 송병구를 이길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정도로 좋은 운영이었어.
중후반의 어떤 형태의 테란의 움직임이든 가장 최적화된 대처를 보여줘
이번에 이영호와의 예전 로템 12시 2시 관계의 테플전을 연상시키는 3,4위전 첫경기도 그렇고 테란잡는 토스의 귀감이 될만한 7월 프로리그 오충훈과의 그 경기도 그래



그렇다면, 뱅구가 이번년도에 테란전에서 진 게임을 한번 살펴볼까?


5월 프로리그 신상문과의 타우크로스, 다음 osl변형태와의 4강 3전,  곰티비 msl이성은과의 4강 3,4전


첫번째 공통점은 둘다 선멀티 위주의 전략이 아닌 빌드에 발렸다는 거고
두번째 공통점은 대부분이 투팩이라는 사실이야(신상문에게는 원팩-원스타 흔들기)


위험헀던 경기들도 그렇지, 결국 병구가 역전해서 칭찬받았지만 위험했던
한동욱, 그리고 이번 이영호와의 2차전도 투팩이었어.




그러고 보니 본인도 투팩이 힘들다고 경기할때마다 되풀이해 하소연 하더군.
심지어 투팩을 상대하는 빌드를 잘모르겠다는 애기까지 했지.

프로게이머가 진짜로 투팩을 막는 빌드를 몰라서 그렇게 고생하는걸까?



빌드만 따지자면 투팩을 막을 수 있는 빌드는 아주 다양해 대표적인 선옵저버류 2~3게이트빌드라면
(가장 유명했던건 불독토스고 이재훈류 옵드라 2게잇도 아주 안정적으로 투팩을 막을 수 있는 빌드지)
투팩빌드는 아주 무난히 막히는 형태의 빌드야, 아마인 나도 알고 써먹었던 빌드를 송병구가 과연 모를까?  


뱅구가 프로로 데뷔했던 시기는 2005년도쯤 해서 최연성의 등장으로 제2멀티 최적화 물량운영이 개발되고
FD테란의 등장으로 테프전의 빌드싸움이 혁명적으로 바뀐 시대였어
유저들은 그때 플토가 가진 초반 빌드상의 우위가 사라졌다고 생각했고 테란이 엄청난 승률을 올렸었지
조정현의 대나무 조이기 타이밍에 나가고 멀티하는 FD는 선옵저버 빌드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테란전 기습빌드를 무효화 시켰거든


그후 토스는 FD테란과 적절한 타협을 보면서 양쪽모두 빠른 멀티를 먹는것으로 일단락 되었어
2게잇 삼드라 멀티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FD막기 였지
이 뒤로는 다시 테플전에서 토스가 점차 우위를 점해나가 그리고 수비형의 등장이후 한차례의 위기를 맞고 다시 지금까지 흘러왔어



뱅구의 테란전은 이런 플테전의 흐름에 최적화되어 있기도 하고 이런 흐름을 극복한 과정이기도 해
수비형을 깨뜨린게 송병구식 리버-캐리어 최적화 운영이니까



송병구가 어리긴 하지만 본래는 로템을 사용하던 시대의 프로토스야.
다만 윤열이로 대표되는 흔들고 타이밍 시대에서 최연성으로 대표되는 먹고 또 먹는 운영의 시대 그 사이에 위치해 있는 세대지.
그래서 로템에서 보여지는 형식의 경기를 영호보다 노련하게 이끌고 가면서도 테크니컬하거나 빠른 테란에겐 대처가 부족한 모습도 보이는것 같아

로템에서 극악한 악명을 발휘하는 이윤열식 원팩원스타와 투팩, 오탱러쉬,바카닉등등
기묘하고 강력하며 수많은 변형이 있는 초반빌드를 구사했던 당시의 테란을 제대로 겪기에는 16살의 송병구는 너무 어렸고 경험이 부족했어.



그 시대에서 살아남은 프로토스중 가장 유명한게 강민과 박정석이고
둘다 이런 선멀티를 먹지 않는 테란과의 승부에 단련된 베테랑들이지


박정석의 운영과 빌드가 지나치다 싶을만큼 안정적이 된게 이런 테란과 사투를 벌였던(그리고 윤열이에게 죽어라 발렸던) 경험때문이고
때문에 지금도 박정석은 정말 안전하다는말이 무색할정도로 소심하게 초반빌드를 선택해서 아무런 빌드 이익도 없이 테란과 붙어서
미친듯이 컨트롤하면서 전투로 이익보고 물량쌓고 힘싸움하지, 과거에 이 방식은 박정석만이 가능했어 그래서 그가 최강의 피지컬을 소유했다고 알려진거고 이런 스타일의 박정석이 공격적인 테란에게 강하다는것은 투팩쓴 변형태가 일방적으로 박정석에게 발리는것만 봐도 알 수 있지.
더구나 박정석이라면 최연성과 같은 운영형 물량테란과의 승부도 해낼 수 있(었)어



강민은 그 반대로 테란과의 초반 빌드싸움에서 머리싸움에서 이기는 쪽을 선택했어
전성기 시절의 강민이 화려하기로 유명하지, 독특한 연습방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강민은 테란전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정밀하게 제한하는 빌드를 지금까지 구사해왔어
이윤열을 상대로 보여준 알포인트 더블넥이라던가, 임요환에게 쓴 포톤조이기 후 다크라던가 루나에서 옵테크 생략하고 물량 관광한것등이 좋은 예지. 테란과의 흔히 가위바위보라고 불리는 빌드싸움 심리전을 가장 잘 구사하는게 강민이야
지금이야 기본기도 안되고 후반힘도 딸려서 더블넥하다 맨날 배가 째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빌드싸움의 이해도는 최상급이지
그래서 테크닉을 기반으로한 테란과의 게임에서 강민은 늘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왔어




송병구가 지금 투팩에 고생하고 있고 투팩에 대처하는 빌드를 배웠음에도 잘안된다고 짜증을 부렸다는 인터뷰를 하는것은
빌드를 모른다는게 아니라, 이런 후멀티 초반테란과 후반운영에서의 이점을 포기하고 한끝차이 전투를 계속해서 반복해 승리하는 운영이나
다양한 빌드싸움의 심리전을 재치있게 구사할 줄 모른다는 애기야.



박정석과 송병구가 친분이 있고 어느정도 교류가 있는것으로 아는데
난 송병구가 2팩에 대응하는 빌드를 배웠다는 토스가 박정석이 아닐까 생각해, 그러나 정석이 스타일로 게임을 하지만 살이 떨리지
힘들고 잘안되서 짜증을 부렸다는 당연한 거야, 박정석의 전투위주의 운영은 테란을 스무스하게 압도하는 병구의 운영과는 큰 차이가 있어



난 차라리 송병구가 강민이 하는대로 빌드싸움의 이해도를 높히는게 났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것도 쉬운게 아니고 변칙적인 진행도 다 마스터해야해 무엇보다, 강민과 연이 잘 안닿는것 같던데 아쉬운 일이야 (송병구 본인이 예전부터 되게 정직한 스타일로 게임하는 게이머를 좋아하더군)


투팩은 예상할수만 있다면 FD때문에 잘 쓰이지 않는 선로보-선옵저버 빌드에 무기력해,
하지만 뱅구가 투팩만 아니라면 후반우위를 점할 수 있는 빌드를 쓰지않고 선옵저버 드라중심 빌드를 쓸 배짱이 있을까? 지금까지는 그런적 없어




FD도 안통하고 수비형마저 붕괴된 테란이 다시한번 2팩토리를 위시한 초반과 타이밍 그리고 테크닉 중심으로 변화하는건 당연한 일이야.
가까우면 벙커링 멀면 더블컴 지롤해대던 테란을 박살낸 마재윤의 3햇 운영에 대한 대안으로 가장크게 떠올랐던게 소울류 타이밍 테란이었던 진영수인건 모두 기억하고 있겠지.



송병구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 날거야. 마재윤은 타이밍러쉬도 극복했고 심지어 초반의 빌드싸움 심리전에선 압도했어
그가 마재윤만큼 해낼 수 있다면 최소한 김택용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어, 쉽게 말해 본좌로드를 밟을 자격이 생긴다는 거야.



저그전은 오히려 걱정안해, 기본실력이 되는 토스가 자기보다 수준이 낮은 저그에게 어이없이 지지않는 시대다.
송병구의 기량이라면 07년도인 지금 왠만한 저그에게 쉽게지지 않을거다. 맵만 받쳗준다면 수비형토스도 쓸수 있고


해쳐나갈 과제가 있는 강자를 본다는것은 큰 즐거움이야.
그가 어떤 방식으로 테란전에서의 숙제를 풀어 나갈지 참 궁금하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