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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칼럼/스타1

홍진호, 그에겐 너무 잔인했던 게임의 법칙


 
언제부터일까, 홍진호가 변해버린것은



어디서부터일까...

프로게이머중에서 가장 깨긋하고 순수하게 승부에 임하고 승패에 당당했던 그의 모습이
하나의 승리와 하나의 패배에 집착하며 회의로 얼룩진 모습으로 변한것은



무엇이 사람을 끌리게 하는 매력이 스며있던 자신만만하고 간지나는 웃음을 사라지게 했을까



대체 왜, 그의 폭풍이 멈춰버린 것일까







홍진호는 내가 사랑하던 게이머가 아니었다

그에겐 나락까지 떨어지고 자기비하를 하면서도 타의반/자의반으로 깊고 깊은 웅덩이에서 빠져나온자 특유의 시니컬함이 없었다.
그는 세상의 어려움, 그까짓게 있어도 밝고 쾌할하게 살아가도 된다는것을, 그것이 진짜 멋진 삶이라는것을 인정하는 사내였다.
눈앞의 성공에 대한 집착보다도 꿈이 있다는것과 목표에 대한 열정이 더 아름답다는것을 증명하는 남자였다.
서로의 이해가 걸린, 누구나 갈등에 빠찔 복잡미묘한 상황에서 머뭇거림없이 한발 양보하는 사람이였다.

그는 내가 오랜전에 버린것을 갖고 있는 남자였고, 내가 가치를 두지 않는 가치를 대변하는 남자였다


나에게도 순수하던 시절이 있었고, 그건 내 환상과 현실사이의 차가운 이해속에서 길을 잃은체 끝났다
내 첫사랑이 그러했고, 인간관계란것의 그 참을 수없는 가벼움에 그러헀고, 사람이란것 그 자체에 실망하면서 그러했다
내게 세상은 공정거래보다 조금더 불공정한 곳이었고, 크리스마스 구세군의 종소리보다 조금더 차가운 곳이었다  


그렇기때문에 나에게 있어 올림푸스 대회는 승자보다 패자가 더 뇌리에 남은 이색적인 결승전이였다




그는 내가 생각했던 그런 유형의 사람이 보여줄수 있는 한계를 그대로 도출해 주었다
멋지고 강한 그러나 결국은 아쉽게 물러나는, 그러나 패자의 모습조차도 멋지고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차분하게 시상식에서의 인터뷰와 승자에 대한 축하를 마친후 무대뒤에서 그는 눈을 비비기 시작했고 곧 대기실에 들어가
말없이 눈물을 닦아내던 그의 모습은 내 아픈 상처를 들쑤시는것 같았다


승자가 모든것을 갖는다, 여기 그 잔인한 진실에 익숙하지 못한 한 사내가 또 있구려





하지만 그는 그후에도 늘 여전히 승부와 관련된 이해의 교차로에서 상대에게 양보했고
승부의 결과에 강하게 집착하기보단 한판의 게임에 쏟는 열정 자체에 의미를 두는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게임내에서 공격적이고 화끈한 스타일과 게임밖에서는 깨긋한 매너라는 이상적인 접점을 가지고 있었고

그는 여전히 영원한 우승후보였고, 저그의 자존심이었으며, 모두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게이머였다




결국 마이큐브 8강에서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서 컴이 이상의 기미가 보이자 상황이 복잡해지지 않게
언제나 그랬듯이 깔끔하게 GG를 쳐 깨긋한 매너의 진수를 보여주었고  

결국 이후에 듀얼에서조차 탈락하면서 한게임과 질레트대회를 관통하는 기나긴 슬럼프를 맞았다


이 시기즈음해서 많은 올드게이머가 사라져갔다
후배들은 무서운 속도로 실력이 상승해가고 있었고 하룻밤자고 일어나면 슈퍼루키가 탄생했다


오직 홍진호만이 가능할것처럼 보였던 저그의 첫우승은 박성준이 이뤄냈고
더이상 최고의 저그는 홍진호가 아니었다


결승까지 가는것은 당연해 보이던 홍진호도 어느새 주위의 우려섞인 기대를 받고 있었고
힘들것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인 선전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어쩌면 자신의 게이머 인생에서 우승을 거머쥘, 마지막일지도 모를 기회가 찾아왔다


에버배 2004 스타리그 임요환과의 4강전, 자신과 함께 스타리그의 첫시대를 장식했고 마지막엔 결국 영광을 차지했던 그 남자
사람들이 임진록의 전설로서 기억하고 있는,이제는 한물간 두 사내가 최후인양 불꽃을 불태우며 최고의 무대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며 자신의 나머지 게이머 인생을 걸고 다시 승부를 가리게 되었다


장담하건데, 두 라이벌은 지금까지 게이머 인생에서의 어떤 순간도 이 승부에 투자한 집중력의 밀도에는 미치지 못했을것이다


주훈 감독의 말에 의하면 임요환은 마치 맵을 조각조각분해서 퍼즐하듯 다시 짜맞추는 작업을 하는듯한 모습이었다고 했고
홍진호 역시 1:3으로 경기하면서 미친듯이 운영에 중점을 두고 연습했다고 한다



무엇을 더 말하겠는가...


난 이날처럼 임요환이 무서워보였던 적은 없었다
굳은 얼굴로 모니터를 노려보면서 감행한 필승의 전략이란 벙커링이란 표현이 무색할정도의 자로 잰듯한 치즈러쉬였고
2경기 역시 마찬가지였으며 카메라가 그를 비출 떄마다 그의 얼굴은 점점더 굳어지면서 점점더 날카롭게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었다
3경기 마저 똑같은 방법으로 홍진호를 끝장낸뒤 화면에 비춰지는
그의 모습은 마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의 얼굴이 딱 그렇지 않을까 싶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경기가 끝난뒤에도 관중의 환호성을 뒤로한채 계속 모니터만 끝없이 노려보고 있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임요환을 비난했지만, 그것이 그에게서 승리를 앗아갈순 없었다
그는 이겼고, 올드보이들의 최후에서 과거의 결승에서 그러했듯이 살아남았고, 결국 결승을 치루게 될 게이머는 그였다
룰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독기와 승부근성과
맵을 조각조각 분해해 앞마당을 시도한 저그에게 거리와 위치를 불문하고 먹힐수 있는
절대적인 타이밍과 위치, 콘트롤을 집요하게 파고든 연구는 프로로서 칭찬을 받을만 했다


난 홍진호의 의사가 너무나 궁금했다 그는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다음의 홍진호까페에서 그의 글을 검색한 난


처음으로.. 정말 처음으로 홍진호의 나약한 모습을 봤다
사람들을 피해 떠돌다 어느 피씨방에서 글을 올렸다는 그는 필살기성 벙커링을 못막은 자신의 무능력을 탓했고
라그나로크맵의 논란과 랜덤 논쟁에서 사람들이 보잘것 없는 저의 저그를 사랑해주시기에 바꾸지않고
저그만을 플레이했다던 그가 저그를 탓했으며
가끔은 자신도 승부사가 되고 싶다며 상대편인 임요환선수를 우회적으로 원망하면서
동시에 그렇게까지 승부의 결과에 집착하지 못한 지금까지의 자신에 대해 원망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홍진호도 폭풍도 아니고 그냥 저그였다고 했다


나는......지금에서야

그가 그떄 홀로 피씨방에서 눈물보다는 분노를 삼키면서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고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혹시 그는 코크배 결승에서 개테란맵인 저그의 무덤 라그나로크에서 끝까지 저그를 선택한것을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혹시 그는 어쩌면 아무말 없이 넘어갔다면 재경기가 가능했을 그 수많은 경기들에서 보인 매너가 위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혹시 그는 마이큐브 8강에서 개플토맵인 패러독스에서 결국 나뒀으면 재경기 이뤄져도 아무문제 없는 상황에서 알량한 자존심과 쓸데없는 오지랖떄문에 GG를 치고 그것때문에 자신의 경력을 오랜기간 슬럼프로 낭비했다고 자책하지 않을까?


혹시 그는...지금 올림푸스배에서 첫 경기에 서지훈선수가 자신이 유리한 상황에서 퍼즈를 걸고 아무 동의없이 재부팅후 경기를 다시 시작한것을 인정한것을 떠올리고 있을까...


과거... 자신이 어느 시점에서든 승부에 집착했다면 결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라고 되뇌이고 있을까



임요환이 그에게서 빼앗아간것은 에버스타리그 결승행 티켓과 새로운 전성기가 아니라
저그로서, 폭풍으로서, 그리고 게이머 홍진호로서 쌓아왔던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이었다



임요환을 비난하고자 하는것이 아니다,
그는 프로로서 자신의 모든것을 걸고 또 비난을 감수하면서 치룬 경기라는것을 안다
나는 아직도 그가 틀렸다고 말하지 못한다





임요환과의 4강 이후 홍진호는 어딘가 변해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전성기의 모습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리고 자신의 게이머인생을 이끌어가던 원동력이었던 저그의 첫우승이 멀어지고
그 영광을 다른 저그가 차지함으로써 가장 가까이 누구보다도 많이 접근했으되,
다시는 이룰수 없는 꿈이 되버리면서 그는 정말 보통 저그가 되어버렸다



이제 그에게서 과거의 게임에 대한 멋진 자세를 보여주던 홍진호의 모습은 찾아 보기 힘들다
게임에서 폭풍처럼 몰아치며 테란을 두려워하지 않던 인파이터는 어딘지 상대의 SCV의 미약한 도발 하나에도 종종 움찔했고
패배에 민감해 하고, 과거의 자신이라면 깨긋이 넘어갈 일에 변명하기 바빴고 무엇보다 그는 더이상 스스로의 모습 그 자체로 빛나지 않았다

단순히 이기는것보다 더한 의미가 있는것이 존재한다고 말하는듯한, 어려울수록 더욱 빛났던 그의 긍정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어딘가 회의적이고 방어적인 모습만 인터뷰를 통해 드러냈다



그에게선... 억대연봉을 받는것에 만족해하며
과거 자신이 이룬 영광을 지키는것을 힘들어하는듯한 모습만이 눈에뛴다




잔혹한 승부의 중력이 끝내 그에게 가르쳐준 진실,
누구라도 승패의 갈림이라는 악마같은 손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
그 한바탕 웃고 떠드는 축제의 분위기는 단지 모두들 그때 즐거웠기 떄문에 동참했을 뿐이라는 것...


그는 결국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가치있게 여겼던 것을 가치있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홍진호... 당신은....





스겔과 여러곳곳에서 당신이 어떻게 까이고 있는지 아는가
그 비겁한 ㄱ ㅐㅅ ㅐㄲ ㅣ들이 뭐라고 하는지 아는가

항상 간사하게 2인자의 위치에서만 만족하고 매너있는척 하는 비겁하고 변명만 일삼는 폭풍설사저그라고 한다



보라... 결국 당신이 이뤄낸 영광과 패자의 눈물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읽어보라.. 당신이 승률과 더 많은 기회를 희생하면서 견지했던 멋진 자세는 그저 인기를 끌기위한 간사한 언행이었을 뿐이다

들어보라... 당신이 요환형과의 에버배 4강 승부후...
피씨방을 떠돌며 두서없이 적은 글은 짤방의 웃음거리며
단지 스스로에게 돌아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고도의 이간질에 불과할 뿐이다



당신은 결국 우승한번 못해본 2류저그이고
이제는 개인전도, 메이져 대회에서의 성적도 기대하기 힘든 연봉값도 못하는 개먹튀에 불과하다




이것이... 당신이 결승에서 패한뒤 소리없이 눈물을 훔쳐내고, 임요환에게 4강에서 벙커링만으로 진 댓가라는 것이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지나왔다
피값을 받아내야 하지 않나


홍진호, 당신은 이제 옛날 요환이 형과 홀오브 발할라에서 우승과 영광을 위해 저글링처럼 질주하기만 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

예전처럼 수많은 당대의 테란강자들과 결승을 위해 오로지 앞만 보면 달려가고 그것에 기뻐했던 날들은 과거일 뿐이다


이젠 고작 일승과 일패가 너무도 버겁고 무겁지 않은가 내일의 경기가 두렵지 않은가


이렇게 변해버린 자신이, 무언가를 잃어버린 스스로가 억울하지 않는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면,  희생의 이유라도 찾아야 하지 않는가
아무것도 얻은것없이 끝내버릴텐가



우승하고 그리고 볼썽사납게 울어버리고
그렇다해도 모든게 변해버린 자신을 원망하며 은퇴해도 좋고
그모습 그대로 계속 더욱 성숙한채 우리의 곁에 있어도 좋다





하지만 난 그가 메이져대회의 결승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면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것을 후회하는 단하나의 기억을 간직한채 살아갈 것이다



그에겐 너무 잔인했던 게임의 법칙이 한 순수했던 청년의 빛나던 무언가를 상실케 하는 모습을 말이다




judas 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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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운영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거친글임을 알면서도, 제 욕심으로 수정하지 않았습니다


삭제든, 수정조치든 처분하신대로 달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언급된 불특정대다수 스갤과 기타 커뮤니티 여러분들께 사과를 드립니다
대다수의 개념이 충만한 분들은 어떤 애정도 없이
결코 자신의 비뚤어진 욕망으로 한 선수를 악의적으로 조롱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