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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칼럼/스타1

IEF2007 결승으로 살펴본 김택용과 PvsZ


[김택용과 마재윤]


김택용의 저그전중 가장 유명한 건 빌드.


3.3 대혁명 당일, 마재윤은 3판 다 같은 개념의 빌드 운용에 무너졌었다.
돌이켜보면, 마재윤은 너무 자만했고, 김택용은 생각보다 강했으며, 무엇보다 정보가 부족했다.
정확히 어떤 인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김택용은 결승이 되서야 그전까지 보여준적이 없던 저그전 빌드를 완성시켜서 들고 왔고
완성도 높은 빌드와 빌드보다 더 완성도 높은 선수의 기량으로 마재윤을 압살했다.
그것이 악질적인 토스 인종차별주의자 겸 본좌인 마재의 최후였다.


그게 그 유명한 커세어-다크, 커닥빌드이자 정확히는 더블넥-커세어-하이테크 찌르기 운영이었다.
단순한 커닥 빌드 자체는 부르드워 출시이후 얼마안되 원게이트 테크트리의 하나로 바로 정립이 된 전략이고
김택용이 하는 더블넥 이후의 빌드 운용은 앞마당을 빨리먹는데 중점을 두는 커닥 전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마치 원게이트의 분파인 커세어-리버가 강민의 더블넥-스플레쉬 수비형과는 운영과는 개념상 많은 차이가 있는것과 같다
핵심적인 부분은 빠르게 투가스를 채취하며 커세어가 뜰때까지 프로브로 저그 본진을 정찰하며 그후 커세어로 저그를 '조율'하고
다크로 대표되긴 하지만 풍부한 가스를 바탕으로 최대한 빨리 삼테크를 올리고 고테크 유닛으로 견제하며 게이트를 늘려나가는 빌드다.
여러 상황에 응용과 변칙이 가능하지만, 가장 핵심적이고 변치않는 활용도를 보이는 유닛은 사실 '커세어'
김택용류 더블넥 운영의 핵심은 견제 유닛및 지상군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쌓여가는' 커세어라 할 수 있다.
커세어 이후 하이테크 유닛 견제가 어떻게든 먹힌다면 이어지는 물량과 커세어+견제 동시 콤보로 쭉 밀리며 압살이 당시 보여준 공식이었다.



3.3 이후 아마와 프로에 빠르게 이 빌드가 퍼져나갔고 커세어가 족족 터져나가긴 했지만 유사한 효과를 내는데는 성공했으며
동시에 사람들은 김택용의 저그전을 커닥빨로 의심하며 검증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김택용은 아마때부터 소문난 저그전 강자였고(PG투어 저그전 승률 90%대?)
그가 이 빌드를 쓰지 않고도 저그를 제압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기 때문에 빌드를 받치고 있는 그의 역량을 의심하진 않았지만
내가 궁금한것은 이 새로운 류의 빌드겸 운영이 과연 테란전의 메카닉만큼의 혁신적이고 고정적인 대안이 될것인지와
김택용류 운영조율 후 압살을 통해 저그를 끝장내지 못할때 그가 어떤 재능과 방식을 바탕으로 중후반전을 치룰것인가 였다


택용류 압살 운영을 받치고 있는 재능은 '시선유인후 우회타격'으로 초반에 흔드는 테크니컬 플레이를 능수능란하게 써먹을 수 있는 쌩썡돌아가는 머리와 생산,전투,견제,멀티를 동시에 소화해는 무식할 정도로 높은 EAPM(240)과 빠르게 차오르는 물량에 있다는건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두가지 검증의 역활을 제대로 해줄 수 있는 것은 결국은 마재윤 뿐이었고
늘 다른 패턴으로 하다 3번기까지의 완패를 당했으니 이후 분명 좀더 완벽한 대처를 들고 나올 그였기에 다음에 붙게될 대진은 꽤나 흥미진진했다.


[마재윤은 세간의 오해와는 달리 플토전에선 맞춰가는 수세적 운영을 하는 저그가 아니다. 그가 플토의 재앙으로 군림한 주무기는 지능적 페이크 후 찌르기&멀티,정보전에 바탕한 방어력, 조합된 유닛활용능력 그리고 하이브에서의 난전능력 정도이고 특히나 유연한 체제전환과 기동으로 플토의 약점을 골라 찌르며 죽는 소리가 나오게 만드는 방식은 플토를 잘잡던 투박한 구시대 저그들이 보여줬던 감각에 가깝다.]




무엇보다 다음 대전을 가늠케할 몇가지 중요한 일들이 그 사이에 있었다.


곰티비 2차 MSL 4강전 파이선맵에서 박태민이 몰래 멀티를 빠르게 먹으면서 히드라 올인 페이크로 다수 포톤을 강제한뒤 럴커조이기로 신승
당시 이 전략은 일회성 전략이라고 여겨졌지만, 곧이어 김윤환이 신백두 대간에서 빌드를 응용하여 김택용을 잡아낸다.

김윤환과의 경기는 김택용이 답지 않게 커세어 3기를 스커지에 헌납해 뮤탈에 휘둘리는 실수가 있었지만
이 빌드가 택용류 더블넥-커세어-하이테크 견제의 빌드우위를 상쇄 시키는 효과가 있는것은 분명했다.
포톤을 강제시켜 게이트의 활성화 타이밍을 늦추고 다크 견제를 막아내며 빠르게 자원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박태민에게 처음당할때 만큼의 효과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볼때 저그와 토스가 물량 힘싸움으로 가는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리고 결국 성사된 IEF의 결승,



[1경기 신 백두대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게 그러나 역시 마재윤답게 좀더 진보된 진행을 보여준다. [김택용 12시, 마재윤 6시]
앞마당 해처리가 아닌 5시 해처리를 피며 이후 앞마당까지 3햇, 히드라덴을 5시에 지어 프로브 정찰을 껄그럽게 만들고
포톤을 강제해가며 다크가 나올때 쯤엔  5햇 3멀티 레어를 완성, 그러나 다크를 방어하느라 움츠러든 틈을 타 택용이도 11시 멀티를 완성
그후 김택용의 2시 멀티를 저지하고 4시멀티를 가져가며 럴커에그 길막 센스로 질럿 한부대를 가량을 잡아낸다.
여기까지는 마재윤의 시나리오 대로였다. 표면상의 우위와 시간의 흐름은  분명 마재윤의 편.


김택용의 경기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것은 불리한 상황에서 전투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거의 질-드라로 편성된 부대임에도 불구하고 김택용은 짧은 동선을 순회하며 싸움을 걸고 뒤로 후퇴하며 유리한 지형에서 계속해서 병력을 갉아먹고 있었다. 이러는 동시에 병력은 끊임없이 충원되고 커세어는 탐욕스럽게 오버로드를 약탈하고 싸움을 계속해서 걸며 저그를 정신없게 만들다 보면 어느새 생기는 공백기, 그때 마재윤의 멀티가 하나 깨지고 김택용의 멀티가 하나 늘어난다.
계속되는 반복.. 결국 마재윤은 하이브를 갔지만 이미 다리에 힘이 풀렸다. 뭐에 비유할 수 있을까,
'유격전'- 모택동이 대륙 대장정 시기에 창안했다는 열세에 놓인 세력이 벌이는 게릴라 전투의 원리가 이것과 같다.


사실 이런 방식의 유격전은 김택용의 잘 드러나지 않았던 특기중 하나인데.
신백두에서 물량적 열세에 놓였던 도재욱과 한 프로리그 경기나 밀릴듯 하면서 결국은 역전해낸 송병구(in Python & Loki)와 결승은 그 백미였다.
예전 김택용에 대한 글에서 언급했듯이 그의 이런 전투를 강제하며 갉아먹는 방식은 보통 자원적으로 피해를 받거나 열세에 놓였을때
프로브생산 조절을 통해 탄력적으로 물량을 뽑아내면서 하는게 보통인데,
이번 저그전에선 8게이트만 돌렸던 관계로(후반에 드랍으로 2개 완파) 특별히 일꾼을 쉬진 않은듯
(불리할때 물량과 멀티를 탄력적으로 조율하는 김택용식 물량 운용은 두가지 패턴이 있는데 하나가 위에 예로 든 소모전, 리듬을 타는 프로브생산을 통해 불리할때는 갉아먹으며 리듬을 늘리고 해소되면 리듬을 좁히면서 멀티를 타고 다수의 넥서스에서 프로브 찍기.  다른 하나는 프로브 생산을 일체 끊고 극도로 물량을 모아가며 안심하며 틀어박힌 상대방을 분노모드로 한번에 조지거나 심대한 타격을 주고 다시 시작하는것)



이런 병력 갉아먹기 식의 유격전은 기본적으론 김택용의 EAPM 240대의 피지컬과
맵 전체와 게임 흐름의 끝에 관한 뛰어난 통찰력이 빚어낸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저그가 싸움을 회피하면 빠른 속도로 멀티가 불어나면서 드라군 블러드 관광(이제동 in 신백두대간)을 당하는지라
김택용의 저그와 힘싸움을 하는 방법론은 이제까지의 프로토스 소모전 중에서 가장 진보되어 있고 강력하다 할만하다.
플저전의 방법론중 가장 전통적인건 조합되고 뭉쳐진 한방병력의 밀도를 중앙에 집중시키는것이고
(임성춘,전태규,송병구,박대만,서기수)
그외의 저그 강자로 한때 명성을 날렸던 토스들은 대부분 저그에게 소모전을 유도하는 식으로 게임을 해왔는데
(김동수,박정석,박용욱,김환중,박정길,박지호)
저그를 소모전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라던지, 맵의 활용이나 전투의 효율, 멀티를 늘려가며 지구력을 유지하는 모습은
이전까지의 프로토스가 보여주고 이해되었던 수준을 한단계 뛰어넘은 것이다.






몇가지 더 핵심적인 상황을 체크해 보자


김택용은 1경기에서 경기를 끝낼때까지 멀티를 총합 4개까지 먹었고 눈에 보이던 물량과는 달리 게이트는 8개에(하이브 이후엔 6개) 불과했다.
저그전에서 가장 이상적인 병력구도는 폭발적인 물량이 아니라 저그의 체제에 따라 적잘한 조합과 한발 앞서는 업그레이드를 가지고
끊김없이 충원되는 물량이다. 때문에 저그전에서는 테란전과 달리 게이트 숫자 확보에 방해가 되는 포톤을 아낌없이 지을 수 있고
숨을 골랐다가, 게이트를 폭발적으로 늘려서 물량을 쏟아내며 저그에게 시간을 주는 방식이 그렇게 유효하지는 않다.
포톤을 아끼지 않으면서 넥서스를 늘리고 3갈래 테크를 모두 타고 상황에 따라 3테크에서 병력을 뽑아내야 하기에
김택용은 게이트숫자에 의지하거나 단순히 많은 물량을 뽑아내기 보다는 빠르게 차오르는 물량과 기동성 있는 체제변환
그리고 꾸준한 멀티를 통한 지구력 유지를 선호하는 편이다 .
(풀업 울트라를 뽑고 상황반전을 노리지만, 추가자원이 부족한 저그가 울링 체제일때의 특효약은? '커세어 다크'. 마재윤은 결국 무너진다)



김택용이 거는 싸움을 마재윤은 왜 회피하지 않았을까?
김택용의 추가자원이 확보된 상태에서 저그의 멀티를 노리는 움직임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마재윤은 어쩔 수 없이 싸운것이고, 분명히 김택용은 그 상황을 유도했다. 약속된 시나리오에서 자꾸 상황이 어긋나며
정신 산만하게 갉아먹히는 전투를 반복하자 마재윤은 김택용에게 말린 선수들이 자주 그러하듯이 저글링 발업을 안하는 실수까지 하게된다.



질-드라 정확히는 김택용은 드라군을 저그전에서 언제나 선호해왔다.
저그전에게 드라군 한부대는 우습지도 않은 병력이라고 게이머 출신 해설자들에게도 종종 비아냥을 받는데 김택용은 왜 그렇게 선호할까?
이전에도 저그와의 힘싸움에서 드라군 중심의 병력구성을 선호하던 토스들이 있긴 있었다. 이재훈과 문준희가 그들인데
사실 드라군은 저글링에게 밟힐 상황만 피한다면 저그를 힘으로 찍을 수 있고 성큰럴커밭을 돌파하기 용이하며 보조유닛만 갖춰진다면 어떤 체제에든 대응할 수 있다. 더블넥-커세어-하이테크찌르기 빌드에서 커세어로 히드라를 강제하고 공방업을 앞서나가 저글링의 활용도를 하이브 이전까지 제한하는지라 김택용은 드라군을 대 저그전의 주력유닛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불운했던 게이머 문준희가 테크니컬하고 전략적인 마인드와 함께  김택용에게 남긴 유산중 하나)




저그전에선 과거의 토스들과 비교가 불가능할정도로 강력하고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테란전에선 안정적이지 못한 이유는?
첫번째로는 테란의 방어력과 짧은 멀티 동선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테란의 화력과 사거리 때문에 김택용 특유의 유격전식 소모전이 잘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덕분에 김택용은 '시선분산 후 우회타격'이나 강력한 초반찌르기를 통해 테란을 흔들고 빠르게 늘어나는 멀티를 바탕으로 게이트와 병력을 폭발시키며 조합우위, 물량우위, 지형우위 확인하고 어택땅식 소모전을 통해 테란전을 풀어나간다. 그래서 교전이 좀 불안정하고 찌르기가 통하지 않을땐 꽤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곤 한다.  IEF 최연성 4강전 1경기에서 후퇴하며 소모전을 펼쳐보지만 최연성의 운영과 물량에 말렸던게 좋은 예. vsZ,P에선 유리할때의 가속장치나 불리할때의 안전장치가 모두 있지만 vsT에선 전자밖에 없어서 압도적으로 이기는 동시에 무력하게 패배하기도 하는 것이다. 김택용의 테란전은 맵이 복잡하고 유닛의 기동이 요구될수록 강력해지는 경향이 있고 성향상 앞으론 셔틀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거나 캐리어나 아비터 타이밍을 앞당겨서 김택용 특유의 유격전 운영을 활용하는데 주력하며 테란전을 보완하지 않을까 싶다.







[2경기 루나 더 파이널]


김택용은 11시 마재윤은 5시에서 시작한다

(1)김택용 더블넥, 마재윤은 원가스 상태에서 제 3해처리를 2시 앞마당에 빠르게 피고 이어서 2시 본진에 해처리를 늘림
원가스 상태로 레어를 가고 뮤탈을 뽑아내며 동시에 3가스를 돌리며 히드라 생산준비.
루나 더 파이널이 신백두와 달리 4인용 맵이기 때문에 레어단계지 커닥 게릴라에 대비한 판을 짜고 하이브 단계에서
특유의 기동전과 자원전으로 몰고가면 승리 할것으로 예상한 진행이었다 100점 만점.


(2)김택용은 뒤늦게 2시 멀티들을 확인, 스타게잇을 두개로 늘림, 그뒤 게이트 다섯개 늘림
마재윤은 스타게잇은 정찰 못하나 쌓인 커세어의 '양'을 확인, 낌새를 눈치채고 버로우 개발
앞마당의 로보틱스에서 리버두기와 셔틀생산 (이때까진 나도 리버게릴라 후 드라군리버 타이밍 러쉬를 예상함)
셔틀이 완성되었음에도 게릴라를 떠나지 않아 의아해 하는 중 마재윤은 뮤컬지로 앞마당의 셔틀과 리버 두기 확인하고 셔틀 격추


(3)마재윤은 셔틀 리버게릴라를 예상하고 12시-2시 동선에 버로우 히드라를 배치.
이때까지 마재윤이 수비형 프로토스를 예상했는지 드라군 리버를 예상했는지 확신할 수는 없음.
그러나 판짜기 자체가 커닥 게릴라에 대응한 것이었고 이후의 일련의 움직임은 확실히 셔틀리버 게릴라를 예상한것임
마재윤은 게이트를 확인하지 못했으니 수비형을 70%정도로 예측했을 것으로 보인다.


(4)김택용은 셔틀게릴라를 생략하고 질럿3+드라12기와 함께 투리버 셔틀 남하, 마재윤은 3멀티 6햇 쓰리챔버를 올린 상태  
커세어가 뮤탈을 확인 사살하고 오버로드 사냥을 시작 인구수 트러블 생김, 2시 앞마당에 해처리 하나 추가 7햇.


(5)병력이 5시 앞마당 당도 천천히 여유롭게 리버를 앞세워 앞마당 타격에 들어감
미재윤은 12-2시 동선에 있던 히드라를 급히 회군하나 추가되는 드라군과 드라군리버병력을 이미 어찌할 수 없는 상태
결국 앞마당 3해처리 다 깨지고 드라군 본진 난입- 드론 버로우... GG
(김택용은 그뒤에도 물량에만 올인하지 않고 9시에 확장을 가져감, 저그와의 지구력 싸움에 충실한 마인드를 엿볼 수 있다)


비고- 한합에 끝나서 일방적인 승부였지만 그전까지의 마재윤의 판짜기와 김택용의 페이크가 예술이었다.
마재윤이 왜 김택용에게 일방적으로 자꾸 밀리는지 잘 보여준 한판이었는데,
머리로 먹고살고 페이크로 농락하는 마재윤이 머리 싸움에서 계속해서 지는데 마재윤식 압도가 발휘되기 힘든건 당연한 일이다


본래 드라군-리버-케세어는 저그가 두배의 병력으로 쌈싸먹지 않는한 막을 수 없는 빌드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원게이트 드라군리버 또는 커세어- 드라군-리버(CDR)는 리버 타격이 들어가면 반드시 한방이 먹히고
리버 게릴라가 안통하면 뭘해도 저그의 물량에 막히는 빌드임(강민vs홍진호 in 마이큐브 16강 개마고원)
이것을 개량한게 사업드라군으로 계속해서 찌르면서 힘싸움이 필요한 3햇 히드라를 제외하곤 무조건 한방이 먹히게 만든 '럭셔리토스'
(아카디아에서 김성제가 보여준 본진 3넥 200채우고 커세어-드라군-리버도 한방의 파괴력에 의존한 발상 자체는 엇비슷하다)
김택용이 보여준 더블넥-CDR은 이 세가지와는 다르고 인터뷰에서 밝힌대로 타스타팅을 빠르게 먹는 저그에게 강력한 빌드인것 같다.
다만 페이크에 너무 완벽하게 속아서 교전 없이 한방에 쭉 밀려나갔을 뿐.
마재윤이 자원활성화를 좀 일찍 땅기고 히드라를 모았다면 컨트롤과 힘싸움에서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







[총평]


김택용 이전에 절대적인 기량이 아닌 동시대 저그와의 상대적인 기량으로 볼때 가장 저그에게 강했던 토스는 김동수 였고
현재 김택용의 저그전 기량은 절대적인 기량치나 상대적인 기량차 모두 이전의 토스에게선 볼 수 없던 수준이다.
저그에게 일반적으로 강한 토스는 소모전에 매우 능하거나 아니면 전략적 스나이핑과 운영이 뛰어난 경우(강민,박성훈)인데
김택용은 이 두가지에 +알파를 갖추고 있다. 헌재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한다


3.3 이후 김택용이 저그에게 지는 경우는 더블넥이 활성화되기 전에 어떤방식으로든 찌르거나(심소명)
한번도 당해보지 않은 전략적 스나이핑에 저격당하거나(vs 박태민 in 곰티비 2차 MSL 4강)
원게이트 줄타기 승부에서 한끝차로 밀리는것(vs 박성준 in 듀얼-Python) 정도이고
더블넥-커세어-하이테크 운영이 갖춰진 중후반 싸움에서 김택용을 압도할 수 있는 저그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저그 천재의 등장이 있기 전까지 김택용의 저그전은 강력함을 유지할 것이다.


마재윤의 경우 저플전 고승률의 비결이었던 토스전 감각과 지능적 페이크가 김택용에게 먹히긴 커녕 계속해서 역으로 당하고  
강제된(또는 자신이 의도한) 레어단계 기본기 힘싸움에서 쳐지는 모습을 보여줘서 한동안은 극복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
임요환이 강민에게 먹히거나 최연성이 마재윤에게 먹히는것과 매우 유사한 양상이다.  



김택용식 더블넥-커세어-하이테크 찌르기 빌드 및 운영에 대해 말하자면
운영의 경우 김택용의 피지컬과 타고난 재능에 의지하는게 커서 범용화 되기는 힘들다고 보고
빌드의 경우는 대저그전에서 거의 일반적으로 쓰이는 방식으로 정착될것 같다.
투게잇이나 원게잇이 저그의 오버로드 탓에 빌드 선택의 가지를 읽히는 반면 더블넥-커세어 이후 반대로 저그를 보면서 맞춰가는 빌딩이 가능하다
커닥(3.3 - 1경기), 리버 흔들기(3.3 - 2경기), 공발업질럿 찌르기(3.3 - 3경기), 수비형(WWI - 1경기), 드라군리버(IEF - 2경기) 등
상황에 따른 응용이 정말 풍부한데, 대 저그전에서 더블넥 빌드진행을 거의 확립했다고 평하고 싶다.
.






[에필로그]


엠겜피디가 토스 닉네임을 지어준것 중 가장 맘에 안들었던게 혁명가와 총사령관이었는데
전투를 항상 주도하고 패배하는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늘 지형을 활용한 소모전에서 이득을 보며 최후의 승리로 이끌어가는 모습이나
적에게 조금의 허점만 보여도 찔러넣고 단숨에 몰아붙여 제압하는 모습은 반군 게릴라 지도자의 모습에 딱 어울리는것이라
Davi4ever님의 선구안에 새삼스럽게 감탄하고 있다, 혁명가란 닉네임이 정말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가진 프로토스가 아닐까 싶다.
(뱅구의 총사령관도 시간이 지나고 보니 충무공변뱅이나 맵장력, 유닛 통제력, 중후한 운영도 그렇고 스타일에 가장 잘 어울리는 별명인듯)
  



지금까지 수많은 프로토스의 대저그전 문법을 지켜보고 따라해봤고 언젠가는 진정으로 저그를 극복한 토스가 나오리라 기대했다.
그중 가장 많은 기대를 걸었던건, 몽상가 시절에 원게이트를 보급하고 더블넥서스를 안정화시킨 강민이었고
후에 운영력의 심화와 수비형의 완성으로 저그에게 진지한 고민을 하게끔 만들고 마재윤을 비롯한 많은 저그들을 무릎꿀렸던 광통령이
결국 한 시대를 제패한 본좌가 된 마재윤에게 한계를 드러낼 때도 언젠가는 이라는 희망을 저버린 적은 없었다.


오래 걸렸지만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역상성을 이겨낸다면 스타2가 나오기 전까지 종족자체의 패권이나 본좌에 이르는 게이머 하나쯤은 토스매니아들에게도 이젠 사치가 아니다.
그렇게도 찌질하게 부르짖었던 밸런스 패치 없이 선수들의 역량과 연구, 노력만으로 이뤄낸 결과가 자랑스럽고
특히, 어느맵에서나 가능한 더블넥 심시티를 안정화 시킨 강민과 더블넥의 빌드진행을 확립한 김택용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암울함은 가라! 프로토스는 무조건 대동단결! 플토뽜는 멋진 선수들이 있어 행복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