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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칼럼/스타1

밸런스에 관한 소고

다시 읽어보니 얼굴이 화끈거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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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할지 모르지만 밸런스에 관한 제 의견을 적어봅니다



눈에 보이는 분명한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대회에서의 기록을 살펴보면 의외로 각 종족의 승률은 50%에 가까워지고

대회에서 종족  비율은 그 종족 프로게이머 전체의 비율과 얼추 비슷하게 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승률이 평균에 가까워지는 원리는 메이저에서 한 종족의 S급 유저가 떨어져
마이너리그 등에서 타종족(상성을 포함한)의 A~B급 선수들을 잡아내기 떄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많은 밸런스 옹호혼자 분들의 의견을 포함하여 승률의 밸런스는 평균을 중심으로 흔들리는 시계추와 같다고 할수 있습니다

이것은 스타의 삼종족 구도를 만들어낸 스타의 자체적 균형기능이라고도 할수 있겠지요
즉, 어느 정도의 맵과 종족시스템 그리고 (심지어)게이머의 불균형이 있어도
크게보아 전체적으로는 '흔들리며' 평균을 맞춰가는 상태입니다
(각 대회,스타 시스템,게이머등의 요소들이 자체적으로 균형을 잡아나갑니다
즉, '자연은 아무도 통치하는 자가 없는것 같지만
잘 다스려진다'는 원리입니다)

아예 말도 안되는 즉 스타가 붕괴될 정도의 불균형이 있지 않는 이상은
전체적인 기록면에서는 늘 균형이 맞춰져 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시스템의 밸런스기능이 어떻든 맵의 불리함은 불리함이고
종족상성의 불균형은 불균형입니다


즉, 이것은 종족의 상성이 어떻고 맵이 어떻든
한차원 높은 수준의 게이머(ex:최연성)가 균형을 깨고 승률을 올리는것과 같은이치입니다
(즉 잘하는 사람이 잘하는 겁니다)


그러나 최연성이 프로게이머들을 관광시키며 80%의 승률을 올려도

전체적인 밸런스는 늘 균형이 잡혀 갑니다



문제는 불균형은 존재한다는 것이고

게임의 법칙에서 '승부'의 불균형은 선수들의 '실력고하'를 제외하고는 고쳐나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사회의 시스템은 그것과는 또다른 애기로 사람들의 수준의 전체적 평균을 맞춰나가는데
많은 의미를 둬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


전 종족의 밸런스를 종족의 가능성과 신인유저들의 양과 질(슈퍼루키들의 존재 유무)
그리고 그 종족의 이상을 구현한 최강유저의 존재(프로토스의 끝?)에서 평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단 테란의 경우를 보자면

첫째,루키급의 신인 유저가 매우 탄탄하며

장래에 S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보이는 슈퍼루키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서지훈-아직은 '루키'입니다-,김동진,전상욱,차재욱,나도현,김현진,이병민 등등)

이건 그만큼 종족의 가능성이 밝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둘째,테란의 끝을 보여주는 게이머를 들자면

최연성과 이윤열을 들수 있는데

이 둘은 현존하는 스타크의 세계에서 정점에 서있는 게이머들이며

압도적인 경기내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테란으로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을 가늠하는 평가가 될 수 있습니다


즉 테란의 가능성은 열려있으며 이것을 성취할 경우

승부의 세계에서 정점에 서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의 세계에서 극강과 슈퍼루키급의 테란유저들은

각각 독특한 스타일의 운영의 묘를 가지고 있고

선수개개인의 특성이 종족의 특성과 어우려져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종족,어떤 맵,어떤 상대에 대해서든
파해법을 제시해 줄수 있는 베이스를  넓혀 주며
동시에 테란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실례일 것입니다



다시 플토를 보겠습니다


첫째, 루키들의 양과 질이 빈약하며 슈퍼루키라 칭할 수 있는 게이머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플토에게 슈퍼루키라 부를 수 있던 유저들도 박정석과 강민, 박용욱 뿐입니다


둘째, 프로토스의 정점에 서있는 유저는  강민,박정석,박용욱 입니다

그러나 강민은 2003중반~2004년중반 최고의 스타였음에도 최강의 위치를 달성하지 못했고

프로게이머 중에서도 돋보이는 정신력과 자세를 가지고 있음에도

종족자체의 분위기가 기울자 쉽게 휩쓸려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정석은 스카이배 이후 기나긴 슬럼프를 거치며 현재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항상 저그에게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박정석의 재능은 이윤열과 동급이라 생각합니다

플레이 스타일 또한 매우 흡사합니다


그러나 한쪽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제4의 종족으로 불리며 머신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고

한쪽은 단한번의 우승이후 상처뿐인 영광을 안으며 영웅으로서 치이고 치이며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만약 박정석이 테란으로 시작했다면 지금처럼 상처뿐인 영광을 안을 것이고

이윤열이 플토로 시작했어도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확신할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프로토스는 4대 플토 외에는 특별한 스타일이 없고

신인 유저들은 늘 같은 스타일(게이트 물량체제)에 독특한 운영을 보여주는 선수는 무척이나 드물고

그런 유저가 좋은 성적을 내어 슈퍼루키가 되는 경우는 더욱 전무합니다


단 한가지 위안은 4대 플토의 스타일이 무척이나 독특하며

그럼에도 극강의 수준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플토의 전략적 사고를 이끌고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마인드리더 몽상가 강민이 있고

플토의 꺽이지 않는 의지를 보여주는 정신적 지주인 영웅 박정석이 있고

플토의 냉철함과 잔인함,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주는 퍼펙트 킬러 악마 박용욱이 있고

플토가 하던대로 해도 이길수 있다는걸 보여주며

전략적 변화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평범해서 경이로운 베히모스 전태규가 있습니다



이 극강의 유저들이 있는한 밸런스가 심각하게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메이저에서 마이너에서 이들은 플토 전체의 승률을 책임지고 우승을 하고 파해법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근본적인 패치라는 시스템 혁명의 당위성은 좀 수그러들고

테란 강세에 플토는 약세인 상태로 얼추얼추 밸런스를 맞춰 나가게 되겠지요


플토는 저그에게 50%의 승률이지만 테란에게 60% 후반의 승률만 있으면 초고수라 칭함받고

저그는 플토의 손목을 비틀고 사탕을 빼앗아 기뻐하다 테란이랑 치고받으며 사탕을 뺏기고

테란은 어느종족이든 할만한 상태에 밸런스의 파괴자 한두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굳이 패치를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상태를 유지한 채 말입니다




그러나 패치는 스타가 아예 붕괴될 정도의 대세에 대다수 민심의 절대적 동의가 없으면

여럭이 없는 블리자드는 굳이 손대려 하지 않을 겁니다


얼추 잘 맞아나가는 스타의 게임성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품고서 말입니다
(물론 이정도로 흥미진진하면서도 잘 맞아떨어지는 스타를 만든것에 저 역시 경의를 표합니다)

하늘의 일은 때를 기다리며 인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맟춰야 하는건 천(天),지(地),인(人) 균형의 삼요소 중에서


지(地) 즉 맵과 인(人) 즉 사람의 노력 뿐입니다


맵은 대회 주관사의 몫이며
(한종족이 편중되는 것은 자체적으로 흥행에 문제가 생기므로 자체 정화 유지 노력)


사람의 노력은 후방에서 일반유저와 아마고수들이 끊임없이 지원을 보내고 토양이 되어주며

전방에서 프로게이머들이 그것을 완성시키고 성적으로 증명해 나가는 것입니다




전 프로토스 유저고 프로토스가 시스템상 부당한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플토는 강하고 매력있고 많은 가능성을 숨겨둔 종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플토가 대세를 쥐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종족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지 못한채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다는게

맵이나 패치보다 훨씬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종족의 가능성이란건 끊임없이 극복해야 하는 것이며

혁신적인 전략적 사고가 창출될때 스타 전체의 대세를 한동안 그 종족이 쥐게 되는 것입니다
(울링의 등장,메카닉의 등장,더블넥의 등장,원게이트 플레이의 등장,페이크 더블의 등장)


플토 전체는 늘 대회에서 지나치게 분위기를 탄다고 지적되어 왔고

그것은 그만큼 플토에게 있어서 대권을 탈환할만한 전략의 지속적 생산이 없었으며

동시에 그것은 전략적 우위를 확립할 경우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플토 유저중의 하나가 우승을 차지하고

화려하게 플토유저들이 한시즌을 장식할만큼(가을의 전설을 기억하십니까?)

플토에게 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끝으로



무엇때문에 겨우 게임일 뿐인 스타에 자신의 귀중한 인생의 시간을 할애해야할 필요가
있는가 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스타는 이미 하나의 문화입니다

사람이 움직이고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고 그리고 돈 즉 경제가 움직입니다



무엇보다도 큰건 이미 사람들이 이것을 기꺼이 즐기고

그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이 형성된 문화가 점점 팽창되서

한 시대의 문화적 현상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스타와 프로게이머는 이 게임문화의 선봉에 서 있는 가장 화려한 꽃입니다



억대의 연봉과 상금 그리고 생계가 달려있는 승부를 펼치는 프로게이머가 있고


직접 그 게임을 즐기는 수많은 유저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보다 더욱더 많은 프로의 플레이에 울고웃는 시청자들이 있습니다


예, 이미 스타프로리그는 하나의 언테테이너먼트고 진검으로 승부하는 스포츠의 세계입니다
(물론 스타 토토등의 스타 도박이 등장해야 완벽해지겠지만요-_-)



이 하나의 세계에 좀더 열정을 가지고 관여하고 싶다고 느끼는건



한 나라의 국민이 나라의 정치 의식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전 밸런스에 관한 논쟁이 다분히 정치적으로 느껴집니다)

초연한건 쿨할지 모르지만
(개인의 자유라는 큰 가치의 관점에서 보면 나라 역시 '그깟' 나라일 뿐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나를 증거해 주지는 않습니다)


별로 재미는 없습니다, 자신의 역활을 충실히 이해하고 환경과 부딪히고 또 극복해 나가는것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임이 있을까요?




밸런스는 좀 수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노력으로 극복할 부분이 있고

가장 큰 짐은 프로게이머가 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토론을 즐기되 자신이 이 세계에 투자한만큼 또는 할 만큼 진지해 지세요

불평은 하되 극복을 위한 작은 노력 혹은 프로게이머에 대한 작은 애정을 보내 주십시오


스타를 즐기세요, 그러나 가장 큰 짐은 프로게이머들이 지고 갑니다

그러니 그들을 존중해 주세요





-각 종족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어쩌면 구도의 길로조차 보이기까지 하는

스타라는 승부의 세계와 이 세계에 자신의 젊음을 바치는

프로게이머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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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서지훈이 제게 있어 아직은 루키라고 한것에 대하여

젤로스의 재능과 실력과 그리고 스타일은 테란의 3강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젤로스가 우브나 나다와 같은 급의 선수라 할수는 없습니다

젤로스는 S급의 실력으로 A급의 선수를 무난히 잡아내지만
같은 S급과의 승부에서 필요한 '무엇'이 부족합니다



서지훈 선수는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마이너에서의 오랜 숙성을 거치지 않은채
파죽지세로 올림푸스배를 제패한 선수입니다



그때의 임팩트는 슈퍼루키로서 라이벌인 이윤열을 능가했고
그 포스는 S급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두가지 점에서 그에게 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후의 서지훈은 그 기세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굳히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그에게 게이머로서의 실력이 아니라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첫째,
슈퍼루키의 상승세를 타고 우승한 이후
그런 기세가 없거나 혹은 불리한 상황에서
서지훈은 스스로 분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역량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역량의 측면에서는 박정석이 단연 탁월한 기량을 보입니다)


둘째,
같은 S급의 선수와의 승부에서는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S급이라는 것은 게임의 실력과 승부의 역량을 동시에 갖추었다는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신과 같은 완벽한 운영을 보이는 상대와의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 보이는 자신의 역량의 101~110%을 발휘하는 승부근성입니다


이 '한끝'차이가 그동안 서지훈과 이윤열 그리고 최연성과의 대결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벌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합니다



즉, 충분한 시련울 거친뒤 올라가지 못했기에

그는 정상에서의 영광이 아닌
정상에서의 성장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이것이 절정의 실력을 가지고서도 머신과 머슴의 한발짝 뒤에 그를 서게 했습니다



제게 있어 그는 정상의 실력을 지닌 슈퍼루키입니다



지금의 젤로스를 보고 완성된 선수라고 하는것은
젤로스의 그릇을 과소평가하는 것입니다


서지훈은 그릇이 큰 선수고 역량의 측명이 아닌 실력의 측면에서도
더 발전할 여지가 보이는 선수입니다
(그는 특별한 스승이나 모델없이 자신의 재능을 바탕으로
그 시대의 대세에 따른 테란이 아닌 자신의 독특한 테란을 완성한 선수입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어쩌면 나다와 우브를 능가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만큼
그의 과거가 그리고 현재가 아쉬운 선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