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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사회

법원 판결에 대한 연이은 논란을 보고 느끼고 생각함

법 논리에 따른 법 판결을 존중함은 그 사회의 자산이 아닌가? 
법리 외의 수단을 가지고 법 판결에 압박을 주어 다른 결과를 얻으면 법이 존중받지 않는다.


항소해서 결과가 바뀐다 해도 상대측은 승복지 않을 것이고 결국 분쟁을 종식하는 법원의 판결기능만 약화될 뿐이다.
사회의 시민 일반도 법을 존중치 않게 되는데 이게 심해지면 후진국스런 찌질함과 혼란이 온다. 좌경화의 나쁜 면이지.


줄이은 패소에 대응하는 문제를 보면 검찰의 무리로 시작되어 우익이 천박해서 커진 일들이다.

모기를 잡는데 장검을 빼들고 장검이 부적합 하다(형사 대상이 아니다)는 판정을 받음으로서
시장바닥 레벨에선 PD수첩 등등의 잘못을 잘못이 없게 만들어 버렸으나 자초한 일임을 인정않고 오바하기 때문이다.


나는 두 주체의 반응이 다 건강함이 부족한 탓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병들었다고 생각한다.

우익은 지들이 불리하다고 좌익처럼 구니 진상이고
검찰은 자기 힘에 도취된 신호를 연발하니 조짐이 나쁘다.


내 생각은 아래의 리플과 대개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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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kepticalleft.com/bbs/board.php?bo_table=01_main_square&wr_id=71042
amharez   10-01-21 07:37

스켑렙에서 토론하면서 느낀 것이... ...
생각해보면 스켑렙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곳에서 그런 느낌이 드는데...

법에 대한 이해의 수준이 다른 분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언론사 기자들 역시도 법리에 대한 이해가 초보적 수준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어떤 글들을 읽어보면 내가 독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난해하고 수준이 높은 글을 쓰는 사람도
유독 법적 판단에 들어서면 수준이 현격히 떨어지거나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 그래서 뭣도 모르는 내가 초보적 상식 가지고 글을 쓰고 있긴 하지만... ...

기본적으로 'PD수첩이 무죄다'와 '언론으로서 PD수첩은 잘못이 있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고
그래서 형사사건에서 PD수첩은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정정보도 청구에서는 PD수첩이 패소를 한 것이다.

나는 애초에 PD수첩이 기소될 때 유죄 판결을 받기 힘들다는 나 나름대로의 법리적 판단을 했고,
이번에 그 법리가 판사에 의해 받아들여져 판결이 내려졌다.

PD수첩에 대한 적개심으로 분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이에 대해서 대법원장 책임론부터 운동권 판사까지 나오는 것은 분명히 오버 중에 상오버이다.

물론 10년 만에 찾은 정권에 탄핵과 비슷하게 목줄을 겨눈 것에 대해
감정적 반응이 나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러한 흥분은 자제되어야지 감정적으로 이해한다고 조중동과 같은 메이저 신문 매체가
기초적인 법 논리를 떠나 감정적인 보도를 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일이 아님도 분명하다.

그리고 검찰이 내세운 법리도 있기에 상급심에서 판결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
현재까지 내 판단으로는 대법원까지 간다면 최종심에서 무죄로 결론날 것이란 예측이지만,
사람의 일이고 법리적 판단의 문제이니 단언까지 할 생각은 없다.

주소월님의 경우 "나에게는 PD수첩 문제는 좌우를 떠나 일종의 정의(justice)의 문제였는데 나의 정의가 보편적 정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하셨는데... ...

적어도 이번 문제는 판사가 PD수첩 보도가 정의로운 보도를 했는지 판결한 것이 아니다.

PD수첩 보도가 형사처벌할 정도의 유죄인지 여부를 판결한 것이다.
그 이상의 언론보도가 정의로왔는지의 여부는 판사가 판결할 문제가 아닌 것일 뿐이다.

애초에 이 곳에서 PD수첩 논란이 있을 때 이 부분을 걱정한 적이 있다.
이것을 형사 문제로 비화시켜 무죄 판결을 받게 되면 PD 저널리즘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없어지고
오직 유무죄로만 모든 명운을 거는 전부 아니면 전무식 사생결단만 남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당장 위의 파라님의 글만 봐도 평소의 냉정하고 객관적인 태도는 사라지고
냉소와 모순만이 글에 남았다.

피장파장으로 하겠다는 말이 어딜 봐서도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은 아니며,
더 나아가 이 사건을 사회적으로 승화시키는 계기는커녕 더 큰 진영 사건으로 몰아가겠다는 선언일 뿐이다.

시국선언한 교사를 형사처벌하려다 무죄판결 나거나
일제고사 거부한 교사를 파면하거나 해임했다가 복직 판결 나거나
미네르바 구속 사건이나
이번 PD수첩 건이나
모두 우파의 오버나 조급함을 드러내는 사건이고,

결국 저널리즘 논의나 사회적 성숙도, 혹은 행정조치로 끝냈어야 할 사안들의 한계를 설정하지 못한
행정관료들의 오버로 사회적 성숙의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상대편에게 면죄부만을 발부한 사건이 되버렸다.

설사 저 사건들 중 일부가 유죄로 판결이 난다 해도 나의 이 관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이 관점을 진영 논리로만 해석하려 든다면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그러나 사회는 기초적 사실과 그에 대한 개인과 집단의 해석, 그리고 여러 논리가 어우러져 진행이 되는 곳이다.

군사정권에서는 이러한 훈련과 성숙과정을 효율이라는 명분으로 없애버리고
경찰권 혹은 군권까지 동원하여 일거에 정리하곤 했지만,
그 폐해는 지금 우파들이 목도하고 있는 현실 바로 그 자체이다.

지금 법치라는 명목 하에 그것을 검찰권이 대신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런 미성숙한 자세는 좌파든 우파든 버려야 한다.

이회창 옹이 소장 법관들의 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사실 그런 말을 하는 그 조차도 소수의견을 가장 많이 낸 판사였다.

법은 세상의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해결의 손을 내미는 곳이 법이긴 하지만,
인간사의 모든 것이 그것으로 해결이 된다면 정치는 왜 있겠는가?

좌우가 모두 오해한 미디어법의 판결문을 읽어보면 약간의 해답이 있을지 모르겠다.




amharez   10-01-21 08:26


그삿갓/

저는 법 자체가 중립적 보편성을 가진다는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정의'라는 상대적 가치가 내재될 수밖에 없는 주제에 대하여
가장 논리적이고 현실적인 수단이라는 생각을 저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최악의 경우 판사가 한 쪽 논리에 경도되어서 그런 판결이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다만 그에 대한 비판은 법논리가 되어야 하지 판사 개인의 신상을 공개하고
메이저 신문이 언론이라는 공기를 통해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기 시작하면,
이후 고법 판결이 유죄로 나오기 시작하면 또 반대편이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들이 비난하는 PD수첩과 다른 것은 무엇인지 모르겠고요.

늘 반복하지만 무지렁이가 그러는 것은 이해한다지만 사회 지도층이 그러는 것은 좀... ...

메이저 신문이 저런 식으로 보도하면 상급심 판사가 심리적 위축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